[아침을 여는 음악]1월 3일(금) - 2025 빈 신년 음악회
✤아침을 여는 음악 1월 3일(금)✤
▲2025 빈 신년 음악회
◾슈트라우스 2세 탄생 2백 주년
◀Tritsch Tratsch Polka
(트리치 트라치 폴카)
◼Danish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나흘 전, 2024, 12.31
◀Annen Polka
◼빈 필하모닉, 2009
◼조수미, 2014 로마 신년 음악회
◀Wein Weib & Gssang Walzer
(술 여자 그리고 노래 왈츠)
◀Blue Danube(이름답고 푸른 도나우)
(An Der schonen blauen Donau)
◀Radetzky March(라데츠키 행진곡)
✤2009년-2024년 빈 신년 음악회
◉ 올해도 새해 첫날
빈 신년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줄잡아 5천여만 명이 90여 개 나라로
생중계되는 방송을 통해 이 음악회를
지켜봤습니다.
‘세계인의 음악회’라고 부를 만합니다.
공식 명칭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25 새해 콘서트’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New Year’s Concert 2025)입니다.
1939년에 시작돼 86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 ‘음악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우정
그리고 평화의 새해 인사를 전한다.’
빈 필하모닉이 내세우고 있는
신년 음악회를 여는 이유입니다.
여기에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삶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기대와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 바탕에는 음악이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기본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 빈 신년 음악회는 전통적으로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밝고 신나는 음악을
주요 레퍼토리로 삼습니다.
그래서 요한 슈트라우스 1세와 세 아들의
작품들이 주로 음악회 무대에 오릅니다.
왈츠나 폴카 같은 춤곡이나 행진곡으로
신나고 밝게 새해를 여는 음악회입니다.
그 가운데 슈트라우스 2세의 작품이 주축을
이룹니다.
특히 올해는 1825년에 태어난
슈트라우스 2세의 탄생 2백 주년입니다.
올해 빈 신년 음악회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연주를 맡은 빈 필하모닉은
슈트라우스 2세가 열일곱 살이 되던
1842년에 만들어졌습니다.
183년 역사의 가진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오케스트라입니다.
슈트라우스 2세와 시대와 음악을 함께 했던
빈 필하모닉이 주도하는
‘2세 탄생 2백 주년 음악회’라
더욱 의미 있는 신년 음악회가 됐습니다.
◉ 이 신년 음악회는 새해 첫날 저녁 7시에
우리나라로 위성 중계됐습니다.
그런데 그냥 안방에서 TV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내고 극장에 가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거의 매진입니다.
13년째 그 일을 해오고 있는 메가박스에
올해는 롯데시네마까지 합류했습니다.
음악회는 1870년에 세워진 빈 필하모닉의
상주 콘서트홀 빈 무지크 페어라인
(Wiener Musikverein)에서 열렸습니다.
◉ 올해 신년 음악회에는 앙코르곡 세곡을 포함해
모두 열일곱 곡이 연주됐습니다.
그 가운데 슈트라우스 2세의 작품은 모두
열곡입니다.
그 작품 몇 곡을 중심으로 신년 음악회의
분위기를 공유해 보도록 합니다.
◉ 빈 필하모닉은 자체의 독립을 위해
상주 지휘자를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년 세계 유명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습니다.
올해는 여든네 살의 이탈리아 노장
리카르토 무티(Riccardo Muti)가
지휘를 맡았습니다.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했던
한국에도 잘 알려진 지휘자입니다.
4년 전인 2021년에 이어 이번까지
일곱 차례나 이 음악회의 지휘자가 됐습니다.
정확한 악보해석과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지휘자입니다.
이제 음악회에 올랐던 작품들을 만나봅니다.
물론 올해 신년 음악회의 무대는 아니지만
분위기를 느끼는 데 별로 모자람이 없습니다.
◉ 먼저 2부 후반에 하이라이트 곡으로 연주된
폴카(Polka) ‘트리치 트라치 폴카
(Tritsch Tratsch Polka)부터 만나봅니다.
2박자의 빠른 춤곡인 폴카는 1830년대
체코 보헤미아 지역에서 시작됐습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120여 곡의 폴카를
작곡했습니다.
그가 1858년 러시아 여행에서 돌아와 만든
폴카가 바로 이 곡입니다.
◉ 사교장에서 조잘거리는 귀부인들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Danish National Sympony)의
나흘 전 연주로 듣습니다.
2024년 마지막 날인 생중계된
새해 축하 무대에 올려졌습니다.
지휘는 세계적 여성 지휘자
Ana María Patiño-Osorio가 맡았습니다.
https://youtu.be/Wyl27GWsQyM?si=UDoVxfr8Y6ZyC1u0
◉ 두 번째로 만날 폴카는 신년 음악회에
자주 등장하는 슈트라우스 2세의 안넨 폴카
(Annen Polka)입니다.
이 폴카는 오스트리아의 도시 그라츠(Graz)의
‘Annen Saal’이라는 무도회장을 위해
작곡됐습니다.
흥겨운 폴카 리듬에 우아하고 귀여운 표현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우선 2009년 빈 신년 음악회에 등장했던 연주로
들어봅니다.
지휘는 Daniel Barenboim 입니다.
https://youtu.be/9HUsncUT21U?si=5B-mbjTu8-mQOzwq
◉ 이 안넨 폴카는 성악곡으로도 춤곡으로도
자주 변형됩니다.
특히 성악곡은 축배의 성격이 강한
‘술의 노래’입니다.
2014년 새해 로마에서 열린 신년 음악회에
샴페인 잔을 들고 등장한 조수미가
이 노래를 부릅니다.
조수미는 슈트라우스 2세의
탄생 2백 주년 기념콘서트를 11일 부산을
시작으로 충남과 서귀포, 서울에서
잇달아 엽니다.
이 공연에는 ‘Annen Polka’도 당연히
들어 있습니다.
◉ 이번에는 올해 신년 음악회 2부에 등장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입니다.
오스트리아에는 ‘와인, 여자, 노래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평생 바보로 남아 있다’는
격언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따온 제목의 왈츠가
‘술, 여자 그리고 노래 왈츠’입니다.
슈트라우스 2세가 1869년
빈 남성합창단 명예 단장에게 헌정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아름답게 차려입은 남녀의 관능적인 왈츠와
눈부시게 빛나는 등불, 거기서 빚어지는
환락의 세계를 음악으로 표현했습니다.
술잔은 높이 들리고,
노랫소리는 실내에 가득 넘치는
이 곡은 당시 왕조의 융성과
상류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합창 왈츠로 만들어진 이 곡을
합창과 다양한 왈츠 군무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zVoNK1Yb5Bg?si=axK8n_3uNQCAu304
◉ 매년 신년 음악회에 등장하는 앙코르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An Der schonen blauen Donau)를
만나봅니다.
1866년 프로이센과의 전쟁에 진
패전의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빈의 남성합창단의 의뢰를 받아
슈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합창곡이었습니다.
나중에 합창을 빼고 편곡해 더욱 유명한
음악이 됐습니다.
신년 음악회에는 왈츠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여기서는 유럽 10개 나라를
2,850 Km에 걸쳐 흐르는 도나우, 즉 다뉴브강의 흐름을
따라가며 익숙한 이 음악을 듣습니다.
9분이 넘는 음악을 여유를 가지고 따라가 봅니다.
https://youtu.be/M_ofAtiBkUY?si=FgYNSdhpe6zPsLfG
◉ 빈 신년 음악회 마지막은 언제나 라데츠키 행진곡
(Radetzky March)이 장식합니다.
이 곡이 신년 음악회의 상징처럼 유명해진 것은
바로 관객과 함께하는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이 곡을 연주할 때는 관객들도 박수를 치며
즐깁니다.
지휘자 대부분이 오케스트라를 보지 않고
관객을 보면서 지휘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이 공연은 관객과 함께
떼창을 하는 대중음악 콘서트장을
연상시킵니다.
◉ 이 작품은 삼 형제의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 1세가 작곡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영토였던 북부 이탈리아 독립운동을 진압한
라데츠키 장군의 이름을 따서 지은 행진곡입니다.
관객과 함께하는 이 곡의 연주를 2009년
바렌보임(Barenboim)을 시작으로 지난해 2024년
틸레만(Thilemann)의 지휘에 이르는 16년 공연을
모았습니다.
◉ 여기에는 올해 지휘를 맡은 이탈리아 출신
무티(Muti)의 모습도 2018년과 2021년에 등장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탈리아에서는 이 행진곡이
연주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과거의 역사 속에서 오스트리아의 지배 아래 있었던
이탈리아입니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이 곡을 연주하지 않는 대신
베르디의 ‘나부코’로 독립 의지를 나타냅니다.
아무래도 당한 쪽은 아무리 오래된 원한이라도
쉽게 잊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무티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 곡의 연주를
지휘합니다.
2009년에서 2024년까지의
‘라데츠키 행진곡’입니다.
https://youtu.be/ztSI9DxsLyc?si=ZT3PzlVhvP86jJAH
◉ 좋은 일을 연상시키는 여러 가지
덕담(德談)이 오고 가는 새해 초입니다.
꿈과 희망, 긍정과 즐거움, 건강과 편안함,
성실과 열정 - 이런 말들이 기분 좋게
오고 갑니다.
여러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2025년
새해입니다.
그래도 그 좋은 덕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하면서 쉽지 않은 발걸음을
옮겨 놓습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