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2월 24일(월) - 최고의 영화 주제가②
▲최고의 영화 주제가②
◾Judy Garland의 노래와 삶
⇨할리우드 흑역사
◀Over the Rainbow(무지개 넘어)
✱1940년(12회) 주제가상
✱영화 ‘오즈의 마법사
◼쥬디 갈란드(Judy Garland:17세)
◀Get Happy(행복해져)
✱1950년 공연
◼쥬디 갈란드(28세)
◀The Man that Got Away
(도망친 남자)
✱영화 ’A Star is Born’(1954년)
◼쥬디 갈란드(32세)
◀Somewhere Over the Rainbow
✱영화 Judy(2019년)
오스카 여우주연상(2020)
◼르네 젤위그(Renee Zellweger)
◀Over the Rainbow
✱1969년 3월 덴마크 공연
◼주디 갈란드 마지막 공연(47세)
◀Strangers By Nature
(태어날 때부터 타인)
◼아델(Adele)
◉세계 영화인의 최대 행사인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영화 주제가 후보로 오른
노래들의 연주가 흘러나옵니다.
오는 일요일 3월 2일에 있을
97회 시상식에도
올해 주제가로 노미네이트된
다섯 곡이 연주될 예정입니다.
지난번 골드글로브 주제가상을
받았을 때 소개한 적이 있는
영화 ‘에밀리나 페레즈’의
‘EL Mal’를 비롯한 다섯 곡입니다.
그 가운데 ‘El Mal’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매년 5곡에서 6곡 정도가
주제가 후보로 오릅니다.
그래서 지난해 96회 시상식까지
모두 5백 곡이 넘은 주제가들의
연주가 시상식을 장식했습니다.
그 수 많은 주제가 가운데
가장 최고로 손꼽히는 주제가는
어떤 노래일까?
평가하는 시각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1940년 12회 아카데미에서
Best Origina Song,
즉 최우수 주제가상으로
선정된 ‘Over the Rainbow’가
세기의 최고 주제가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100곡의 최고 영화음악을 선정한
AFI(American Films Institute)도
1위에 이 노래를 올려놓고 있습니다.
◉1939년 미국의 영화사 MGM이
제작한 뮤지컬 영화 ‘우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에 들어간
주제가입니다.
당시 열일곱 살로 주인공 도로시역을
맡았던 주디 갈란드(Judy Garland)가
불렀습니다.
영화 시작 5분쯤 후에 나오는
노래입니다.
구박받은 애견 ‘토토’와 함께
무지개 건너 있을 희망과 꿈을 그리는
노래 ‘Over the Rainbow’입니다.
작곡은 헤럴드 알렌(Harold Arlen),
작사는 입 하버그(Yip Harburg)가
맡았습니다.
85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가수가 이 노래를 커버해서
누구에게나 귀에 익은 노래가 됐습니다.
당시 영화 속 주디의 노래를
번역 자막과 함께 우선 만나봅니다.
https://youtu.be/r9JmyB5hecw?si=ibQemVNairrhPWVW
◉’IF happy little blue bird
fly beyond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
(행복한 작은 파랑새는
무지개 너머로 날아가는데
왜 나는 그럴 수 없을까?)
이 노래의 마지막 가사는
마치 노래를 부른 주디 갈란드의
삶을 얘기하는 듯합니다.
주디의 기구한 삶을 생각하면
이 노래가 슬프고 쓸쓸하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화려한 영화 이면에 감춰진
할리우드의 비열하고 추악한
흑역사가 쥬디 갈란드의 삶에
그대로 투영돼 있기 때문입니다.
◉주디 갈란드는 열세 살 때
당시 최고의 영화사 MGM와
계약합니다.
울부짖는 사자 모습과 함께
Metro/Goldwin/Major란
자막이 등장하는 영화 앞머리서
자주 봐온 영화사입니다.
MGM은 어린 그녀를 스타로
키운다는 명목으로 비인간적인
행위를 이어갔습니다.
수면제를 먹여 네 시간 재운 뒤
72시간 촬영을 강행하면서
수시로 약물을 복용시켰습니다.
살이 찌지 못하도록 하루에
담배 네 갑, 80 개피를 강제로
피우게 했습니다.
◉스타를 꿈꾸다 실패했던
주디의 어머니가 딸을 스타로
키워 보상받으려는 욕심에
MGM의 악행을 돕는 것은 물론
스스로 앞장서 딸을 망가뜨렸습니다.
그녀는 어린 딸을 감독 등
영화사 관계자에게 성접대에 나서도록
주선하는가 하면 약물복용 등을
앞장서 주도했습니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서쪽 나라의 나쁜 마녀’보다
더 나쁜 엄마였습니다.
주디는 20대 들어
결혼해서 임신했지만
소녀 이미지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영화사와 어머니, 남편이 가세해
강제로 낙태시키기도 했습니다.
주디는 그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았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주디가 20대에 들어서면서
단물을 다 빨아먹은 MGM은
그녀를 버립니다.
버림받은 그녀는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며 약물과 술 담배에
찌들어 철저히 망가져 갔습니다.
이혼과 결혼을 거듭한
다섯 번의 결혼도 남자를 잘못 만나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부침을 거듭하는 삶 속에서도
그녀는 노래와 영화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콘트랄토는 때때로
보석 같은 목소리로 빛을 발했습니다.
◉1950년 그녀가 MGM과 결별하던
스물여덟 살 때 출연한 뮤지컬 영화
‘Summer Stock’에서 불렀던
노래 ‘Get Happy’를 만나봅니다.
그녀의 삶을 다룬 여러 전기 작품의
한 제목이기도 한 ‘Get Happy’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그녀의
소망이 스며있다는 점에서
‘Over the Rainbow’와
노래의 흐름이 맥을 같이 합니다.
‘네 걱정은 잊어버려.
어서 행복해져
태양이 빛나고 있네.
어서 행복해져 ’
우리는 약속의 땅으로 가네.
강을 건널 거야
반대편은 너무 평화로워‘
https://youtu.be/VGk3tY4yP7k?si=_dIiGbHIsMD7QvGp
◉1954년 주디 갈란드는
영화 ‘A Star is Born’에
주연 여배우로 재기합니다.
지난주 소개했던 ‘스타 탄생’의
전편 리메이크작입니다.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한 워너 브라더스는
MGM이 버린 주디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 기대해 부응해서 주디는
이 영화에서 노래와 연기로
놀라운 성공을 만들어 냅니다.
이 영화에서 그녀가 불러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던
영화 속의 명곡,
‘The Man that Got Away’
(도망친 남자)를 만나봅니다.
◉’Over the Rainbow’와
앞의 노래 ‘Get Happy’를 작곡했던
헤롤드 알렌이 작곡하고
‘Summertime’으로 유명한
조지 거슈인의 형 아이라가
가사를 맡아 만들어 낸 노래입니다.
폐장한 나이트클럽에서
음악가들만 모인 가운데
무명 가수였던 여주인공
부르는 성화(聖火) 송입니다.
햇불 노래라고도 부르는
성화 송은 짝사랑하는 가수가
잃어버린 사랑을 한탄하는
노래를 말합니다.
◉무려 27번의 촬영을 통해
만들어 낸 이 장면은 공들인 만든 데다
주디의 역량이 빛을 발해
언론과 비평가의 격려와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뉴욕커’에 실린 평입니다.
‘할리우드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성화 송의 신화입니다.
특히 표현주의 회화처럼 보이는
주디의 경련을 일으키는 몸짓과
불타는 듯한 목소리는
광란의 강렬함을 불러냅니다.’
‘밤은 쓸쓸하고
별들은 반짝임을 잃었다.
갑자기 당신은 늙었다.
도망친 남자 때문이야.
너를 이긴 남자는 도망쳐
너를 파멸시켰다.’
영화속 장면으로 만나보는
‘도망친 남자’입니다.
영어 자막이 이해를 도와줍니다.
https://youtu.be/gNDu75gEiIo?si=4UlbSzXq2rCVkzz1
◉이 영화로 주디는 아카데미 상에서
가장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여우주연상은 산후조리로
시상식에 올 수 없었던 그녀 대신
그레이스 케리에게 돌아갔습니다.
주디의 수상을 기정사실로 여기며
병실로 달려갔던 언론은
‘그해의 가장 큰 강도 사건’이라며
아카데미를 비난했습니다.
아카데미에게도 흑역사로 기록된
사례가 됐습니다.
Time 지는 ‘주디 갈란드의 연기는
현대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것이었다고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주디 갈란드는 그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사후 50년 뒤인
2019년에 만들어진
그녀의 전기(傳記)영화 ’Judy’에서
그녀의 역을 맡았던 배우는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등 무려
30여 개의 상을 휩쓸어 가는
쾌거를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미국 여배우 르네 젤위그
(Renee Zellweger)였습니다.
그녀는 현재를 불행하게 살면서도
스타 특유의 거만함을 잃지 않은
주디 갈란드 역할을 훌륭하고 멋있게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르네 젤위그는
자신이 삶이 망가졌지만
세 자녀의 좋은 엄마로 살고자 했던
주디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는
호평이 뒤따랐습니다.
23살 때 어머니를 잃은
주디의 큰딸 라이자 미넬리는
거물 배우로 성장해
지난 1972년 뮤지컬 영화 ‘카바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르네 젤위그가 부르는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부르는 감동적인 장면을 만나봅니다.
모두가 꿈꾸고 바라는
희망에 대한 걸음이라며
이 노래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구절 ‘Blue Bird’에서
을먹이며 노래를 이어가지 못합니다.
관객들이 선창하면서
노래를 마무리하는 장면입니다.
https://youtu.be/_ccYAPkvukw?si=ZIpvd_KgFyzky1nd
◉주디 갈란드는 1961년
카네기홀 공연으로 다시 한번
그녀의 재능을 세상에 널리 알립니다.
이 공연 앨범으로 그녀는
그래미 본상 가운데서도 대상 격인
‘올해의 앨범상’을 받게 됩니다.
1940년의 Over the Rainbow는
오스카 주제가상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그래미상이 없어
동시 수상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주제가상도
작곡가와 작사가가 받아
그녀가 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부른 노래가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아
세기의 최고 주제가가 되고
그녀는 그래미에서 본상까지 받았으니
슬픔이 깃든 그녀의 삶에
내린 따사로운 햇살 같은
보상으로 느껴집니다.
◉그녀는 1969년 6월 런던
허름한 자택 욕실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3개월 전 덴마크에서 있었던
공연에 그녀의 마지막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육성으로 들어보는
‘Over the Rainbow’입니다.
https://youtu.be/fJGRL4Gqz1Q
◉아델(Adele)의 2019년
‘앨범 30’에서 가장 먼저
첫머리에 등장하는 노래가 바로
주디 갈란드에게 헌정하기 위해
만든 추모곡입니다.
아델이 영화 ‘Judy’를 보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본 아델은 지금은 아무도
주디 갈란드풍의 노래를 만들지
않는 것이 궁금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주다의 묘에 꽃을 놓아두고
절절한 목소리로 아 노래를
불렀습니다.
‘Strangers by Nature’
우라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타인이었다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할리우드를 위해 태어나
할리우드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
이야기가 전해질만큼
’불행한 삶을 살다 무지개 너머로
떠나간 주디에게 보내는
아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노래입니다.
그래서 이전의 아델 음악 스타일과
다르게 감미롭고 부드러운
동화적인 사운드로 다가옵니다.
아델은 이 노래를 듣고
주디의 삶과 노래를 떠올리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따뜻하게 들리는 재즈풍의
반주에 실린 아델의 한정곡으로
마무리합니다.
https://youtu.be/W40ULozXRSY?si=k8n3tO_BB3OJwgSN
◉지난 주말까지
막바지 위세를 떨쳤던 추위가
이번 주부터 한풀 꺾였습니다.
낮 기온이 10도 위로 올라서면서
이제는 계절의 무게가 겨울보다
봄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으로 봄을 맞을 채비를
할 때가 된 모양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