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4월 2일(수) - 4월이 열렸다.
◀4월이 열렸다.
◾긍정과 활력의 봄
◀내 고향의 봄/봄노래
◼가야금 병창 소리디딤
(진해옥✕최예림)
◀4월의 숲속
◼김순영(소프라노)
◀4월의 노래
◼백남옥
◀April Love
◼팻 분(Pat Boone)
◀April Come She Will
(4월이면 그녀가 올 거야)
◼사이먼 앤 가펑클
◀April in Paris
◼프랭크 시나트라
◀April
◼딥 퍼플(Deep Purple)
◉4월이 시작됐습니다.
모레가 청명(淸明)입니다.
천지가 밝고 상쾌한 기운으로
가득 찬다는 날입니다.
실제로는 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하니
농사 준비를 잘하라고
일러주는 날이기도 합니다.
4월을 부르는 영어
April은 라틴어의
‘Aperire’에서 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열리다’, 즉 ‘to open’의
의미를 지닌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4월과 함께
시작하는 청명과 한식은
올해 농사의 길이
열렸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봄이 앞당겨지면서
4월 들어 농사일에 나서면
이미 늦습니다.
일손은 진즉 지난달부터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봄마다 가장 먼저 심어 온
작물이 감자입니다.
이미 지난달에 밭 갈고
고랑 만들고
비닐 멀칭까지 끝냈습니다.
한차례 꽃샘추위가 지나간
어제 일곱 고랑에
감자를 심고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흙으로 꼭꼭 덮어줬습니다.
◉나머지 절반도 이번 주에
심기를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열흘 정도 뒤 싹이 나오면
비닐에 걸린 싹만 살짝
들춰주면 올해 감자 농사는
잘될 것으로 믿습니다.
은퇴 후 시골 와서 9년째,
매년 감자 농사를 지었지만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서
올해는 꽤 많은 수확량을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나눠 먹을 지인이 그만큼
늘어나니 농사짓는 재미도
그만큼 쏠쏠해집니다.
초보 농사꾼에게 감자 농사는
비교적 쉽고 편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농사 일들을
만만치 않습니다.
◉완두콩과 상치 등
일부 심기를 마쳤습니다.
더 일찍 심은 옆집은
완두콩과 감자 싹이
벌써 파랗습니다.
부추도 파랗게 올라왔습니다.
고추와 생강, 땅콩 등을
심을 밭을 미리
만들어 뒀습니다.
오이와 토마토, 가지, 호박 등
나머지 채소류들을 심으면
전반기 농사 준비는
대충 마무리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둘러보면 여전히
할 일투성입니다.
◉동서 수박 비닐하우스에
수박 심는 일도
앞으로 몇 차례 더
도와줘야 하고
참나무에 표고버섯 종균을
넣는 일도 밀려 있습니다.
오는 겨울과 내년 겨울을
위한 땔감 준비도
지금부터 해둬야 합니다.
그래도 봄과 함께
여러 생명을 일깨우는 일이
열린 것이 보람 있고
재미도 있습니다.
올해 고향에서 농사일에 나선
모든 농부의 농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야금 가락에
실어봅니다.
소리꾼 전해옥과 최예림이
가야금 병창 듀오로
들려주는 ‘내 고향의 봄’,
‘봄노래’입니다,
https://youtu.be/llYhuOKelAM?si=JVrLWKDntnPmNyaB
◉4월은 초목과 꽃들이
본격적으로 피어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밝고 젊고 희망찬
이미지들이 활짝 열리는
4월입니다.
다양한 봄꽃과 연초록 새싹들이
오감을 일깨우며 가까이
다가옵니다.
인사를 건네는 그들을 만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농사일의 피로도 풀립니다.
이미 등장한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 목련꽃,
개나리꽃 외에 자고새면
새 생명들이 인사를 건네는
4월의 숲입니다.
◉수선화가 꽃을 피운 가운데
뒷동산 진달래도
꽃잎을 열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어렵게 구해서 귀하게 키운
깽깽이풀도 겨울을 잘 견뎌내고
예쁜 꽃잎을 열었습니다.
팬지와 향기 별꽃도
정원 한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꽃사과와 매실, 배, 복숭아,
자두 등 과일나무들도
조만간 꽃으로 주변을 채우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고유 재능으로
행복을 만드는 작업을
펼치는 이들 덕분에
주변이 다양해지고
숲은 풍요로워집니다.
북진을 시작한 봄꽃들은
하루가 다르게 숲속을
다양한 색깔과 향기로
채워갑니다,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 서온
탤런트 강석우가 인도하는
4월의 숲으로 들어가 봅니다.
봄의 색깔과 향기가 열리는
4월의 숲속에서
강석우는 사랑과 그리움을
읽어내고 직접 작사 작곡한
가곡을 만들었습니다.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갈
숲속의 생명에게 거는
기대가 느껴집니다.
소프라노 김순영이 인도하는
햇살 가득한 숲속으로
가봅니다.
https://youtu.be/hufvfLa2nPc?si=XBTrlpJTTf97-pAi
◉친숙한 가곡 ‘4월의 노래’는
1954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전쟁의 참화로 피폐해진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보자는
뜻에서 만들어진 가곡입니다.
당시 ‘학생계’의 편집장인
박두진으로부터
그런 뜻의 부탁을 받아
같은 청록파의 박목월이
쓴 시가 ‘4월의 노래’입니다.
이화여대 교수였던 김순애가
여기에 곡을 붙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작곡가인 셈입니다.
◉전쟁 전 이화여고 교사였던
목월은 4월 교정에 목련꽃 피면
그 아래서 책 읽고 편지 쓰던
학생들의 모습을 대과거(大過去)로
시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새롭게 맞이한 4월입니다,
그 반가운 4월이
‘생명의 등불’이 되고
‘빛나는 꿈의 계절’이 되고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이
됩니다.
목련꽃이 만개한
경희대 교정에서
메조소프라노 백남옥이
그 4월을 그려냅니다.
https://youtu.be/80CwPE37aJ0?si=nLj5ir0jvHHSqcbH
◉생명이 움트는
4월의 사랑은 찬란하고
아름답습니다.
4월이면 생각나는
감미로운 사랑의 노래가
‘April Love’입니다.
1957년 같은 제목의 뮤지컬
영화에 들어간 OST입니다.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팻분
(Pat Boone)이 불러
영화보다 더 유명해진
노래가 됐습니다.
6주 동안 빌보드
싱글 1위 곡이었던 이 노래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습니다.
일곱 가지의 경이로움이 담긴
젊은이의 ‘4월의 사랑’을
소환합니다.
https://youtu.be/bInsix3o5VA?si=z-c84_PTGGeEojNA
◉나라가 중대한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어
사람들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하지만 원래 4월은
희망과 기대의 달입니다.
‘4월이면 그녀가 올 것’
(April She Comes Will)은
20세기 최고 포크 듀오
전설의 사이먼 앤 가펑클이
30대에 부른 노래입니다.
두 사람 모두 여든세 살
사이먼은 귀가 잘 들리지 않고
가펑클은 완전 대머리가 됐습니다.
그동안 숱한 4월을 보낸
두 사람입니다.
4월이면 그녀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아마 채워졌을 것입니다.
노래 속의 ‘She’는
사랑하는 연인일 수도 있고
꽃과 새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펑클은 사이먼이 만든
노래 가운데 이 노래를
최고의 아름다운 곡으로 꼽습니다.
◉4월에서 9월까지
사랑이 시작돼서 사라지는 과정을
담은 노래입니다.
특히 운율을 맞춘 라임이
멋있습니다.
April과 Will,
Cold와 Old,
September와 Remember
등입니다.
서른아홉 살의 두 사람이
다시 만나서 만든 유명한
1981년의 뉴욕 센트럴파크
무료 공연, 무려 50만이 몰렸던
바로 그 공연입니다.
https://youtu.be/ITXBjDTXS90?si=nGgZIqJZJkMlRcE2
◉샹송이 아니라
재즈로 만나보는
파리의 4월 봄노래를
불러옵니다.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작곡가
버논 듀크(Vernon Duke)의
‘April in Paris’(4월의 파리)
입니다.
‘뉴욕의 가을’이라는
명곡을 만든 버논 듀크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위해
만든 또 하나의 도시 노래가
바로 ‘4월의 파리’입니다.
자신이 가사를 쓴
‘뉴욕의 가을’과는 달리
노랫말은 Yip Harburg가
썼습니다.
◉‘파리의 4월’을
만나기 전까지는
봄의 매력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이 노래는
재즈 스탠다드의 대표곡으로
꼽힐 만큼 사랑받았습니다.
도리스 데이,루이 암스트롱,
토니 베넷 등 많은 재즈가수가
커버했던 이 노래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버전으로
만나봅니다.
가사 해석이 들어 있어
상대적으로 듣기 편합니다.
https://youtu.be/O9jT3Paj0rA?si=tqIt2gGu8NUgbmx-
◉이제 4월을 잔인한 달로
묘사해 음울한 분위기를 덧씌운
엘리엇의 ‘황무지’를 불러옵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로 봄비를 깨운다’
‘황무지’는 길고 난해한
시입니다.
5편의 시를 묶은 434행의
긴 시입니다.
이 시를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앞에 소개한 시구만
사람들에게 익숙합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인류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재생의 희망을 이야가하며
마무리됩니다.
그래서 4월이 잔인한 게 아니라
이 시를 모두 읽는 것 자체가
잔인한 일이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합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
딥 퍼플(Deep Purple)은
엘리엇의 ‘황무지’에 영향받은
‘April’을 1969년 발표합니다,
프로그레시브 록그룹으로
불리며 록과 클래식의
접합을 시도했던 그룹입니다.
◉현존하는 그룹이지만
초기 멤버는 아무도 없습니다.
존 로드가 이끄는 1기 멤버가
만들어 낸 음악은
4월을 상징하는 최고의 명곡으로
꼽힙니다.
12분이 넘는 길이여서
마지막으로 돌렸습니다.
1부는 어쿠스틱, 전자기타와
오르간 피아노 연주로
구성했습니다.
2부는 현악기 등을 동원한
오케스트레이션입니다.
보컬은 3부에서 등장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아름답지만
엘리엇 시의 영향으로
슬픈 톤을 유지해 가는 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보컬 로드 에반스가 부른
3부 노래는 엘리엇의 시에서 따온
‘April is a cruel time’으로
시작합니다
‘비록 태양이 비친다해도
세상은 천천히 그림자 속으로
잠들게 될 겁니다.
회색빛 하늘이
어디서부터 파래져야 하는지
4월이 왜 잔인한 달인 지
잘 모르겠습니다.’
긴 길이의 음악이지만
찬찬히 들어볼 만합니다.
https://youtu.be/DHu3D47HhHA?si=3JROiaEcR1EP3pH-
◉초목을 비롯한 대자연이
긍정적인 상황을
펼쳐가는 4월입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이 어두우면 ‘
어느달이든 암울하고
잔인한 달이 될 수 있습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올해의
4월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독여 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