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10월 11일(금) - 오늘 중양절(重陽節)
✱아침을 여는 음악 10월 11(금)✱
▲오늘 중양절(重陽節)
◾구절초(九折草)의 날
◀구절초꽃
◼법능스님
✱김용택 시
◼김인혜 (소프라노)
✱선용 시 진동주 작곡
◀구절초
◼유상록
✱김인호작사 오동식 작곡
◀가을 국화
◼남덕우
✱김안서 시 김성태 작곡
◉ 숲과 들에서 건네오는 들국화들의 인사로 가을
분위기에 한껏 젖어볼 수 있는 가을날입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 개미취 등이 그들 들국화입니다.
그 가운데 지금이 한창때인 친구가 구절초입니다.
곳곳에 무리 진 구절초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이 음력으로 9월 9일입니다.
바로 중양절(重陽節)입니다.
◉1월 1일과 3월 3일, 5월 5일과 7월 7일과 같이
양수가 겹치는 날을 중양(重陽)이라 부릅니다.
양수 가운데 9는 극양(極陽)의 수입니다.
그래서 이날을 중구(重九)라 부르며
중양절(重陽節)이라는 명절로 지내왔습니다.
중양절은 예로부터 국화와 연관이 깊은 날입니다.
음력 9월 이날에 가장 화려하게 피는 국화과의 꽃이
바로 구절초입니다.
◉구절초는 한자 이름이 두 개입니다.
九折草와 九節草입니다.
9월 9일 중양절에 효험이 좋아 그날 꺾어 국화주,
국화전을 만들어 먹는다는 데서 나온 ‘꺾을’ ‘折’을
쓴 것이 ‘九折草’입니다.
구절초 줄기가 단오에 다섯 마디, 중양절에 아홉 마디라
해서 나온 ‘마디’ ‘節’을 쓴 九節草입니다.
지금 봐도 마다가 아홉 이상이니 아무래도 전자(前者)의
이름에 무게가 실립니다.
◉들길 산길로 나서면 산기슭에, 바위틈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구절초를 자주 만나게 되는 가을날입니다.
지금부터 열리기 시작하는 각 지역의 가을꽃 축제장에도
어디서나 구절초가 넘실거립니다.
정읍 구절초 축제장이 그렇고 인제 꽃길 걷기 축제장이 그렇습니다.
지금 열리는 전국의 국화 축제장에 산국 감국 등 국화의 주류들은
아직 꽃잎을 활짝 열지 않았습니다.
대신 구절초가 주인 행세하며 축제 길을 찾은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쯤 정읍 구절초 축제장을 찾아
가을 이야기를 나누기에 딱 좋을 때입니다.
◉가을 한가운데서 피어나 가을을 상징하는 구절초는
예로부터 많은 시인의 시심(詩心)을 불러일으켜 온
대표적인 가을 들국화입니다.
그 가운데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강변의 구절초를
그려 놓은 시는 ‘구절초 피면은 가을 오고 구절초 지면은
가을 간다’는 말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구절초가 한창 피는 지금은 음력 구월의 달이 차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섬진강 기슭에 핀 새하얀 구절초에 모여드는 음력 9월
보름 무렵의 달빛이 눈에 그려지는 시입니다.
◉2002년 김용택에 시집에 담긴 ‘구절초’는 ‘노래하는
구도자’ 법능스님이 노래로 만들어 부르면서 세상에
더 널리 알려졌습니다.
93년에 출가해 20년 동안 노래로 중생을 위로했던
법능스님입니다.
안타깝게도 11년 전 노래에 열중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세상을 먼저 떠났지만 그가 남긴 노래들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김용택의 시로 만든 ‘구절초’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https://youtu.be/kXQlQwCH6PM?si=6YvztdoHywt9VwOt
◉국화과 꽃들이 그렇듯이 구절초도 수십 개의 혀꽃이
가장자리에 둘러납니다.
가운데는 수백 개의 작은 통꽃이 조밀하게
피어 있습니다.
처음에 약간 분홍색을 띤 꽃잎은 점차 흰색으로
변해갑니다.
이 구절초는 땅속의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어나가면서
번식합니다.
그래서 쉽게 무리를 이룹니다. 모여 핀 구절초가 보기가 좋습니다.
게다가 가을 향까지 그윽해 기분도 상쾌해집니다.
◉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했던 ‘구절초’ 시를 동요로 만나봅니다.
시인 선용의 시에 진동주가 곡을 붙였습니다.
‘눈이 커 잘도 우는 그 아이처럼 산 너머 흰 구름만
보고 있는 꽃 날개 없어 별이 못된 눈물 같은 꽃’
‘구절초’입니다.
소프라노 김인혜입니다.
https://youtu.be/lIM5isw64U8?si=7DcR_fX2FzdhQB1a
◉ 구절초는 인체에 여러 가지 유익함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유용한 한약재로 이름을 얻었습니다.
국화차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가급적 흰색 계통의 국화과 꽃이 차로서 좋습니다.
그래서 구절초가 제격입니다.
구절초의 중국 이름은 산국(山菊), 일본 이름은 조선국(朝鮮菊)입니다.
구절초는 우리나라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구절초(九折草)의 꺾는다는 의미를 사랑과 연결한
대중가요를 만나봅니다.
1989년 가수 위일청이 불렀던 ‘구절초’는 꺾여진
구절초의 마디마디를 꺾여진 사랑으로 나타냅니다.
하지만 마디마디 피어난 꽃으로 그려내며 안타까운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통기타 라이브 가수인 유상록이 커버한 노래로 들어보는 ‘구절초’입니다.
https://youtu.be/I32ff1yaXcY?si=KHRkhfo0LMmgACiK
◉ 예로부터 중양절을 넘겨 첫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까지가 국화가 본격적으로 피는 시기입니다.
국화차나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고려사 등 고전에도 그렇게 기록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활짝 피는 구절초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국화의 계절이 펼쳐질 것을 미리 알려주는 전령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국화의 계절이 펼쳐질 것을 알려주는 김안서의 시
‘가을 국화’로 만든 가곡으로 마무리합니다.
김소월의 스승이었던 김안서 시의 ‘가을 국화’는 지금쯤
산이나 들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들국화를 서정적으로
그려 놓았습니다.
물론 구절초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작곡가 김성태가 여기에 곡을 붙여서 가을의 분위기를 듬뿍 담았습니다.
소프라노 남덕우입니다.
◉ 집 곳곳에 심어둔 국화들이 지난주부터 꽃망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늦둥이들은 아직 봉우리가 열리지 않았지만 며칠 내로 만개할 듯합니다.
하지만 찬 이슬이 내리는 한로(寒露)가 지나가면서
다른 꽃들은 이제 고개를 숙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까지 열흘 남짓 남았습니다.
서리가 내리면 많은 꽃이 고개를 숙입니다.
◉하지만 가을 국화, 추국(秋菊)은 지금이 제 철인 양
꽃망울을 잇달아 터트리고 있습니다.
떠나는 꽃에 손 흔들며 이제 국화 이야기를 펼쳐 놓아야 할 때인 모양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