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아침을 여는 음악]10월 25일(금) - 단풍 남하(南下) 시작

배서Q 2024. 10. 25. 00:00

✱아침을 여는 음악 10월 25일(금)✱

 

▲단풍 남하(南下) 시작

◾화려한 작별 준비

 

         ◾뉴 잉글랜드(New England) 단풍

             ◀비발디 ‘가을’ Allegro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캐나다 퀘벡(Quebec) 단풍

             ◀My Name is Lincoin

               ✱스티브 재브론스키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가을

             ◀Epic Cinematic Theme

               ✱Hakan Erikson 등

         ◾내장산의 단풍(2021년)

             ◀Dancing Star

               ✱Akash Gandhi


 

 

 

◉ 설악을 물들인 단풍의 남하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보다 3-4일, 예년보다 6-7일

늦어졌습니다.

지각 단풍인 셈입니다.

모두 유난스러웠던 9월 늦더위 때문입니다.

게다가 색깔도 예년보다 못하다고 합니다.

초록 단풍으로 떨어지는 잎들도 있습니다.

모두 나무의 폭염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 그래도 화려하게 물들어가는 나뭇잎은

예쁘고 보기 좋습니다.

늦었지만 단풍의 남하가 설악에서

출발했으니 전체를 물들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풍은 하루 20 Km의 속도로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 사람 눈에 이름다운 단풍입니다.

여름철 나뭇잎은 나무를 살게 해주는

일등 공신입니다.

우선 나무가 살아갈 영양분을 만들어 줍니다.

끊임없이 광합성을 해서 탄수화물을

만들어냅니다.

그 영양분을 나뭇잎은 나무 구석구석에

보내줍니다. 그래도 영원히 함께 갈 수는

없습니다.

가을이 되면 헤어져야 합니다.

 

◉ 가을 끝자락이 되면 나뭇잎은

버거운 존재가 됩니다.

뿌리를 통해 빨아들이는 수분이

줄어들면서 잎에서는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벌어들이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습니다.

증산(蒸散) 작용으로 잎을 통해 날아가는

수분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두면 나무는 말라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우선 줄기와 상의해

잎과의 인연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나무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단단한 떨켜를 만들어 잎으로 가는 물길을

막아버립니다.

잎의 엽록소들은 할 수 없이 공장 문을

닫아 버립니다.

 

◉ 광합성이 멈추면서 녹색의 엽록체는 파괴돼

사라집니다.

그러면 여름에 엽록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색소들이 때 만난 듯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래서 물길이 끊긴 잎은 여러 색소로

물들게 됩니다.

그 색소가 무려 일흔 가지 가까이나 됩니다.

나무의 배설주머니인 액포에 담겨 있는 색소의

종류와 함유량에 따라 단풍은 각기 다른 색깔을

드러내게 됩니다.

 

 

◉ 만산홍엽(滿山紅葉)!!

온 산이 붉은 단풍으로 물드는 늦가을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단풍은 역시 붉은 게 으뜸이라는

말과도 통합니다. 붉은 단풍을 만들어내는

색소는 안토시아닌입니다.

탄수화물, 즉 당분이 많을수록 안토시아닌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그 안토시아닌이 만들어지는 조건에 따라

진한 붉은색도 연한 붉은색도 나옵니다.

 

◉ 은행나무를 선두로 생강나무 뽕나무,

이팝나무의 잎은 노랗게 물듭니다.

키로틴이나 크산토필 같은 색소가 만들어낸

요술입니다.

참나무류와 밤나무의 잎은 주로 갈색으로

변합니다. 탄닌이라는 갈색 색소가 그렇게

만들어 줍니다.

나뭇잎들은 여러 화려한 색으로 모양 좋게

임종하기로 마음먹고 내년 봄을 기약할

겨울눈까지 이미 늦여름에 만들어

두었습니다.

자신의 대를 이어 내년에 나올 잎까지 잎눈으로

준비해 뒀습니다. 그래서 홀가분하게 훌훌 털고

나무와 작별할 수 있습니다.

나무와 헤어지는 낙엽 이야기는 뒤로 남겨두고

우선 화려한 단풍 구경에 나서 봅니다.

 

◉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역은 미국 역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중심지입니다.

동시에 가을에 화려한 단풍으로 붉게 물드는

지역으로도 유명합니다.

메인과 뉴햄프셔, 메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등

6개 주의 단풍여행은 미국 가을여행에서 빼놓으면

서운한 곳입니다. 특히 이 지역은 단풍나무의

새빨간 단풍잎이 화려한 장관을 만드는 데

큰 몫을 합니다.

 

◉ 똑같은 단풍나무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단풍나무들도 잎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뾰족뾰족 나온 잎의 둘레를 세어보면 7개인 것이

제일 많습니다. 근처에서 보는 단풍나무는

대부분 잎의 결이 일곱 개입니다. 앞 갈래가

3개인 것이 신나무, 5개인 것이 고로쇠나무,

9개인 것이 당단풍, 11개인 것이 섬단풍입니다.

그 가운데 당단풍이 가장 화려한 붉은빛을

발합니다. 뉴잉글랜드 지역에도 화려한

당단풍 나무가 많은가 봅니다.

 

◉ 비발디의 ‘가을 1악장’을 따라가면서

뉴잉글랜드의 화려한 영상 단풍여행을

해봅니다.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입니다.

이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로 오래 활약한

바이올리니스트 죠세프 실버스타인의 연주가

영상과 잘 어울립니다.

 

https://youtu.be/sgh5xjjgS_A

 

◉ 오래전부터 단풍나무는 캐나다에서

‘숲의 왕’으로 대접받았습니다.

그 자체가 캐나다인으로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단풍잎이 국기가 된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캐나다 동부 8백 Km에 이르는 고속도로는

단풍나무로 뒤덮인 숲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미국도 그렇지만 캐나다도 동부의 단풍이

서부보다 훨씬 더 유명합니다.

특히 퀘벡주의 단풍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졌습니다.

 

◉ 그 대부분이 설탕단풍나무

(Acer Saccharum)의 붉은 잎들입니다.

여기서 메이플 시럽이 나옵니다.

퀘벡주에서 나오는 메이플 시럽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설탕단풍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만합니다.

 

◉ 라노디에르(Lanaudiere)를 비롯한

캐나다 퀘벡(Quebec)주의 화려한 단풍을

만나봅니다.

단풍도 단풍이지만 배경에 흐르는 음악이

인상적입니다.

버클리 출신의 영화음악 작곡가

스티브 재브론스키(Stev Jablonsky)의

장엄하고 웅장한 음악입니다.

영화 ‘아일랜드’에 삽입됐던 스코어

‘My Name is Lincoin’입니다.

복제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복제인간들이 풀려나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에

깔리는 감동적인 음악입니다.

퀘벡의 아름답고 화려한 단풍 행렬에도

잘 어울립니다.

 

https://youtu.be/UgzfxlYs--w

 

◉ 뉴욕의 단풍 명소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도

다녀와 봅니다.

뉴욕시가 1848년에 심어 놓은 단풍나무, 떡갈나무,

느릅나무, 흑벚나무 등이 도심 한복판에 숲을

이룬 곳입니다.

이 나무들이 가을이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뉴욕시민들과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장면을

선사합니다.

 

◉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을 따라가 봅니다.

붉게 물든 숲 가운데 놓인 보우다리(Bow Bridge)와

가을 명소 촬영지 더 몰(The Mall),

가을 호수 더 레이크(The Lake)등의

멋진 풍경들이 담겼습니다.

특히 센트럴 파크의 가을 단풍과 주위 고층 건물의

조화가 색다른 가을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음악 작곡가인 Hakan Erikson과

Sergey Gutorov의 테마 음악이 배경에 흐릅니다.

 

https://youtu.be/U6ZxEbk9WzE

 

 

◉ 치악산은 어제부터 단풍의 절정기를 맞았습니다.

지리산은 오늘부터입니다.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은 아무래도 다음 달 5일은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가을 단풍도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화려합니다.

안토시아닌 생성에 적합한 우리나라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붉은색을 보여줍니다.

정읍 내장산이 그것으 보여주는 최고의

단풍 명소입니다.

 

◉ 남하 중인 단풍은 11월 5일쯤 내장산에 도착해

절정기를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합니다.

3년 전 내장산 단풍을 만나봅니다.

인도계 미국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아아카쉬 간디의 음악 ‘Dancing Star’가 흐릅니다.

 

https://youtu.be/HtAEpiIe1ok

 

◉ 가을 무더위 때문에 단풍이 늦어진 것은

그래도 봐줄 만합니다.

그런데 휴식기가 강제로 늦어지면서

제대로 쉬지 못한 나무가 내년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그러면 탄소흡수와 공기정화 등 나무가 할 일을

제대로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생태계의 변화로 수십 년 후엔 제대로 된

단풍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옵니다.

 

◉ 그래도 주말에는 화려한 작별을 준비하는

나뭇잎과 여유 있게 눈 맞추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