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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음악 6월 4일(목)✱
▲ 개망초-‘화해’
◾흔한 꽃-귀한 가치
◀개망초
◼박양희(나무)
◀내 사랑 망초여!
◼김성록(테너)
◀아아! 개망초
◼예봄
◀개망초 핀 언덕에서
✱이월호 시
◼AI 영상 제작
◀개망초 인생
◀강호욱(유투버)






◉초여름으로 들어서는 6월입니다.
6월의 들판은 개망초꽃이 대세입니다.
5월에 꽃대를 밀어 올려 맺은 꽃망울입니다.
흰빛, 때로는 분홍빛을 보이던 꽃망울입니다.
6월로 들어서면서 거기서 작고 예쁜
하얀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납니다.
그 들꽃들이 들판으로 넓게 넓게 번져갑니다.
◉비어 있는 땅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세력을 넓혀갑니다.
가운데는 노란 통꽃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얀 혀꽃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계란꽃’이란 친근한 별명도 그래서 생겼습니다.
그 꽃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피면 장관을 이룹니다.
메밀꽃밭 같기도 합니다.
안개꽃밭 같기도 합니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등장한 개망초꽃은
온 여름이 다 가도록 주변 산과 들판을
하얗게 지켜냅니다.


◉개망초!
이름이 주는 느낌과 달리 이 꽃의 꽃말은
‘화해(和解)’와 ‘상생(相生)’입니다.
함께 손을 맞잡고 함께 살아가는
이미지가 새겨진 모두의 들꽃입니다.
◉어제 지방 선거가 끝났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진 경기라
결과는 예상대로 한쪽 편의 큰 우세쪽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선거는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게임인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이긴 쪽이 진 쪽에 던져진 표의 의미를
깊게 새겨 봐야 하는 게임인 게 분명합니다.









◉여름 동안 산과 들을 가득 채워나갈
개망초처럼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담아
미래로 가는 날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여름꽃입니다.
거기서 ‘화해’라는 귀한 가치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듣습니다.

◉유양희는 평생 노래와 함께하는
쉰아홉 살의 노래꾼입니다.
그녀는 나무(南友)라는 예명을 가지고 있는
‘바울(Baul)’입니다.
바람처럼 떠돌며 노래하는 음유시인을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는 ‘바울’이라 부릅니다.
지난 1995년 스물여덟 살에 인도로 떠나 8년 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바울’이 됐습니다.
2002년 돌아와서 노래패 활동을 하면서
부른 노래 가운데 하나가 ‘개망초’입니다.
마음속을 담담하게 파고드는 노래입니다.
https://youtu.be/-f7jwFqe-xs?si=DU0hbYwK_TX5yLV4
◉개망초는 이 땅에 들어온 지 백 년이 넘는
귀화(歸化)식물입니다.
원래는 북미 필라델피아 대지의 들꽃이었습니다.
거기서는 핑크 플리베인 (Pink Fleabane)이란
모양 좋은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나라가 망해갈 때 들어와서
망초(亡草)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거기에 개(犬)라는 접두사가 일본에서부터
딸려 왔습니다.
그 모진 세월 동안 시련과 고통을 잘 견뎌냈습니다.
이제는 당당히 이 땅을 주도하는 식물로
자리잡았습니다.
박해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더 이상
미워하지 않습니다.


◉이 귀화식물에 대한 박해와 눈 흘김은
일본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1865년 에도시대, 미국에서 원예용으로
들여왔습니다.
일본 꽃집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때
붙여진 이름은 ‘히메조온’(姫女菀),
‘공주 꽃’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꽃들이 밀려들면서
곧 꽃집에서 밀려나는 처지가 됐습니다.
꽃집에서 쫓겨나 ‘거렁뱅이 풀’이라는
별명을 얻는 데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노요메나’라는 이름으로 들어간
개(犬)라는 접두어도 그때 들어갔습니다.
◉이때부터 망초와 개망초는 인간에게서
도망쳐 나온 탈출 잡초,
‘Escape Weed’가 됐습니다.
빈 땅에 세력을 넓혀가는 이 풀을 미워해서
일본인들은 제초제로 없애려 했습니다.
하지만 개망초와 망초는 여기에 지지
않았습니다.
제초제에도 살아남는 금단의 돌연변이체로
거듭났습니다.
어려운 처지를 이겨낸 망초와 개망초의
성공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들꽃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정님의 시에 김성희가 곡을 붙인
가곡 ‘내 사랑 망초여’를 테너 김성록의
노래로 듣습니다.
https://youtu.be/csp6On0qveM?si=jfr3__RhupxBvzEh
◉일본에서 불리는 또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철도초(鐵道草)라는 이름입니다.
철도 침목에 묻어 씨앗이 퍼진 데서 나온 이름입니다.
한반도에 들어온 경로도 그렇게 추정됩니다.
1899년 구한말에 경인선이 건설되고
뒤이어 경부선과 경의선이 건설됐습니다.
이때 쓰인 철도 침목 대부분이 미국에서
수입됐습니다.
그 침목에 묻어 들어온 핑크 프로베인이
조선의 철로 변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나라가 망할 때 핀 꽃이라는 누명을 쓰고
망초, 개망초란 억울한 이름을 얻었습니다.
나라가 망한 것이 어찌 망초와 개망초
탓이겠습니까?
무능하고 부패했던 당시 위정자들이 바로
망국초였을 것입니다.
억울하게 누명 쓰고 푸대접받은 꽃이지만
서민들의 애환을 담고 사랑받는 꽃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부서져도 용서하고 무너져도 다시 품는’
개망초꽃의 의미를 새겨 봅니다.
‘예봄’이라는 무명의 싱어송 라이터가
만들어 부릅니다.
https://youtu.be/rSA0ib_KrH4?si=YCE0R4ELY5iO5Rat
◉개망초는 해 넘어 한해살이 식물입니다.
가을에 씨앗이 떨어져 싹이 나면
로제트 형태로 겨울을 납니다.
봄이면 거기서 다시 싹이 나옵니다.
봄을 보내고 초여름이 들어서는
6월부터 꽃을 피웁니다.
이웃사촌 격인 망초는 보름에서 한 달 뒤쯤
꽃을 피우며 다소 늦게 등장합니다.
◉개망초는 땅이 비옥하거나 거친 것을
따지지 않습니다.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농작물의 영양분도 훔쳐 가지 않습니다.
따가운 햇살도 마다하지 않고 들판과 숲을
잘 지킵니다.
척박한 땅을 숨 쉬게 하고 중금속 등을 흡수해
땅을 살려냅니다.
농부들이 미워하거나 싫어할 이유가 없습니다.
충청도에서는 개망초 대신 느낌좋은
풍년초란 이름으로 불러주기도 합니다
◉나물로서도 손색없습니다.
이른 봄, 어린 잎들은 나물로 무쳐 먹습니다.
식감이 부드럽고 잡냄새가 없어 봄나물로
제격입니다.
개망초에는 폴리페놀과 비타민C 성분이
블루베리의 두 배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아카시아꽃이 지면서 등장하는 대표적인
밀원식물이기도 합니다.
그 작은 꽃에 벌과 나비가 끊임없이
다녀가는 이유입니다.




◉개망초꽃은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논두렁 밭두렁은 물론이고 길옆으로 줄을 서며
피어납니다.
도시의 공터, 야산의 무덤가, 사람이 살다 떠난
빈터에도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특히 농사를 짓지 않는 묵정밭은 바람이
스쳐 간 자리마다 개망초꽃이 하얗게 피어나
눈이 부십니다.
그만큼 친근한 꽃이 된 개망초입니다.
이 꽃에 새겨진 추억과 이야기가 많은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개망초 핀 언덕에서’, 시인 이월호의 시에
붙인 노래와 영상을 만나봅니다.
https://youtu.be/JZuFldYSFm8?si=ClPm7NiuduWFdWI9
◉‘인간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얘기합니다.
그런데 식물도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특히 개망초가 그런 것 같습니다.
‘망할 놈의 풀’이라고 아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는 산하 곳곳을 차지하며 친근한
들풀이 됐습니다.
토종식물처럼 된 귀화식물입니다.
모진 세월을 견뎌서 여기까지 온 개망초를
사람의 삶과 견주어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유튜버가 부른 노래 ‘개망초 인생’입니다.
https://youtu.be/d9c-s6ijmS8?si=7ZOCejlOrS9tFQyx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것이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이 닿아야 핀다’
시인 안도현이 바라본 개망초꽃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시인 김춘수의 ‘꽃’을 떠올리게 하는
시구입니다.

◉여름의 흔한 꽃 개망초입니다.
그 친근한 꽃의 이름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해 불러봅니다.
열린다는 ‘개(開)’, 우거질 ‘망(莽)’
풀 ‘초(草)’를 합쳐 ‘개망초(開莽草)’!
그렇게 불러주면 실제의 모습과도
잘 어울립니다.
그렇게 불러주면 한층 더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서 더 귀한 화해의 꽃,
상생의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하게 됩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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