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아침을 여는 음악 8월 12일(수)✱
▲무궁화 戀歌
◾‘태양의 꽃’ 이야기  

           ◀무궁화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 

           ◀무궁화  
             ◼이영화(테너) 

           ◀무궁화 아리랑 
             ◼임청화(소프라노) 

           ◀꽃 중의 꽃 
             ◼이소나 등 5명 

           ◀무궁화 연가 
             ◼AI 홍지윤 

 

무궁화(조래헌)


◉뜨거운 태양 아래 집안의 무궁화가 
매일 피고 집니다.
오늘 핀 꽃이 지고 나면 다음날 다시 뜬 
태양 빛을 받아 새 꽃을 피웁니다. 
한여름을 포함해 백 일 전후 그렇습니다. 
그렇게 다함이 없이 피고 지는 꽃이라 
’무궁‘(無窮)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무궁화 (무궁화수목원)


◉꽃의 중앙에 붉은 단심이 있습니다.
꽃잎을 따라 단심 선이 뻗어갑니다.
그 모양이 마치 태양 같습니다.
그래서 얻은 또 다른 이름, ‘태양의 꽃’입니다.
예전부터 에너지가 무궁한 ‘태양의 꽃’으로 
우리 민족에게 ‘하늘의 꽃’처럼 
신성시되어왔습니다. 

 

해바라기


◉한여름 ‘태양의 꽃’은 또 있습니다.
이름 자체에 ‘태양의 꽃’의 이미지를
담은 ‘해바라기’입니다.
영어 ‘Sunflower’가 그 뜻을

더 분명하게 해줍니다. 
어릴 땐 해를 따라 움직이지만 
꽃이 핀 뒤 줄기가 굵어지면 해를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두 개의 한여름 ‘태양의 꽃’이
어찌 다를까? 
17세기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의 
한시(漢詩)에 두 개의 ‘태양의 꽃’이 
등장합니다.    
이 두 태양의 꽃과 함께 무궁화 이야기의 
문을 엽니다. 
무궁화는 오래전부터 이 땅에 있었습니다. 
해바라기는 신대륙 발견 후 유럽을 거쳐 

조선까지 들어왔습니다.

아침의 무궁화 - 어제 아침


◉당파싸움 속에서 긴 세월을 탄핵과 
유배 속에서 보낸 고산입니다.
남다르게 자연을 읽어내던 그의 눈입니다. 
그는 한여름 태양을 받드는 두 꽃에서 

전혀 다른 두 결기를 읽어냅니다. 
우리 고전 속에서 무궁화와 관련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절개의 상징인 무궁화를 그린  
그의 시가 더욱 귀하게 다가옵니다.
‘목근’(木槿:무궁화나무), 
고산 윤선도의 작품입니다. 
 
◉목근(木槿)/尹善道(윤선도)|
오늘 핀 꽃이 
내일까지 빛나지 않는 것은
한 꽃으로 두 햇님 보기가 
부끄러워서다.
날마다 새 햇님 향해 숙이는 
풍도 같은 해바라기를 말한다면
(葵傾日日如馮道: 규경일일여풍도)
세상의 옳고 그름은 그 누가 따질 것인가.
(誰辨千秋似是非:수변천추사시비)

고산 윤선도


◉무궁화는 어제 핀 꽃을 결코 오늘 

볼 수 없습니다. 
단 하루의 태양이 떠 있는 동안만 
그 태양에 의지해 꽃을 피울 뿐입니다. 
이튿날의 해를 또 바라보는 것을 
수치로 여깁니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매일 새 태양이 떠오르면 
그 태양에 충성하듯 꽃을 향해 서 있습니다.
그 해바라기를 상징하는 인물로 고산은 중국 
후주(後周)의 재상 풍도(馮道)를 데려왔습니다. 

◉중국 오대십국 시대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
무려 5개 왕조 11명의 황제 아래서 재상을 

지내며 왕조마다 충성을 다짐했던 인물이 

바로 고산이 시 속에 해바라기로 등장시킨 

풍도입니다.
기회주의자이자 능력가로도 보이는 
그 풍도에 견줄 인물은 고금의 역사 속에서
적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올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의 엄흥도와 금성대군,
사육신과 함께 한명회도 스쳐 갑니다. 
나와 있는 답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고산은 어느 것이 옳은지 그른지
분별하기 어렵다고 살짝 비틀어 놓았습니다. 

산해경 신라 최치원 - 국서: 근화향 (槿花郷)

 


◉우리 고전에는 무궁화에 대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국에는 많습니다. 
많은 중국 시인이 무궁화를 예찬하고 
상당수는 ‘군자의 나라’와 연결지었습니다. 
기원전 3세기 중국 산해경(山海經)에는
‘군자의 나라에 목근화(木槿花)가 있는데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목근화는 중국에서 부르는 무궁화의 

한 이름입니다.
군자의 나라는 물론 우리나라입니다.
지금 중국의 포털에도 ‘무궁화는 온갖 고난을 
겪고도 끈질기게 버텨온 대한민국의 민족성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우리 민족과의 연관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신라 최치원은 당나라에 보내는 국서에 
신라를 근화향(槿花鄕)이라 적었습니다. 
이는 ‘무궁화의 나라’라는 의미로 신라의 

또 다른 이름이 됐습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온 나라꽃이라는  
이미지가 여기에서도 세워졌습니다.
어린이들이 부르는 ‘무궁화’ 합창을 한 곡 
들어 보고 이어갑니다. 
미취학 아동들이 부르는 익숙한 멜로디의 
‘무궁화’입니다.
https://youtu.be/o-nZgCgcRKY?si=Ua0l77-ZDfGb4cDR

◉중국에는 무궁화의 아름다움이나 의미를 
담은 시가 많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구한말 이전의 고시조나 
가사에서 무궁화를 읊은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도화(桃花), 매화, 국화는 자주 등장하지만 
무궁화를 그리는 데는 인색했습니다.
고려시대 이규보와 이제현, 이인로 등의 

글 속에 간혹 무궁화가 나타납니다.
‘무궁’이란 말도 이규보의 글 속에 
처음 등장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앞서 만난 윤선도를 비롯해 

서거정, 정약용 등 여섯 명의 
한시 속에만 등장할 뿐입니다.

윤선도/서거정/정약용 - 무궁화 漢詩


◉무궁화는 구한말 개화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1896년 독립문 주춧돌 놓는 행사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부른 애국가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말이 

들어갑니다. 
평가가 엇갈리는 윤치호가 작사했습니다.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 후 국권을 상실하면서 무궁화를 읊은 시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배재학당 애국가 후렴구


◉그러나 그때의 작품은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시가 아니라 대부분 민족의 독립 정신과 
그 얼을 노래하고 무궁화가 피어난 조국을 
그리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라 잃은 설움을 무궁화에서 위안받고 
구국의 용기를 얻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시에는 민족의 한이 담겨 있고 
눈물이 배어 있습니다. 
이때부터 무궁화는 민족의 상징 꽃으로 
등장합니다. 
이후 무궁화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과 자존’, ‘일편단심’, ‘은근과 끈기’를
상징하는 꽃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관습법으로 지금까지 나라꽃으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주응규의 시에 김성희가 곡을 붙인 
가곡 ‘무궁화’입니다. 
테너 이영화입니다.
https://youtu.be/gxYE5riAXG0?si=CnsDy5PPq7uKSlmC

◉사는 곳에서 산 고개를 하나 넘어서면 

강원도 홍천입니다.
홍천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무궁화 가로수와 무궁화 울타리입니다. 
특히 여름이면 홍천 전역이 무궁화동산으로 

변합니다. 
홍천이 무궁화의 고장이 된 것은 전적으로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 때문입니다.
그는 여기에서 무궁화를 키워 전국에 

보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무궁화를 통해 민족의 혼과 끈기를 
보여줬습니다. 

홍천 무궁화 가로수


◉지난주 토요일,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었습니다. 
두 개의 8을 옆으로 눕히면 두 개의 무한대(∞)가 

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피고 지는 무궁화를 상징하는 

이날이 민간 주도로 ‘무궁화의 날’이 됐습니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던 그날 태양의 꽃 무궁화를 
만나기 위해 홍천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

홍천 무궁화 수목원


◉문을 연 지 9년이 되는 이 수목원에는 

80여 종의 무궁화와 1,200여 종의 수목을 

16개 주제로 나눠 관리하면서 
한서 남궁억 선생의 무궁화 정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뿐 아니라 그가 무궁화를 키우며 
학생들을 가르쳤던 모곡리와 무궁화동산 등 
여러 곳에서 무궁화를 사랑했던 마음을 
담아놓고 있습니다.

한서 남궁억 모곡리 한서교회 남궁억 선생 기념관

 

번리초 -울타리 꽃


◉이웃 홍천 영향 때문인지 사는 곳

양평 청운면에도 무궁화가 많습니다. 
특히 울타리로 줄 지어선 무궁화를 자주 만납니다.
그래서 무궁화는 번리초(藩籬草), 또는 

울타리 꽃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곳 청운에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무궁화 울타리와 친했던 

백석대 교수 소프라노 임청화입니다.
숙명여대를 나와 세계적 소프라노로 인정받는 
그녀가 스페인 무대에서 부르는 

‘무궁화 아리랑’입니다. 

https://youtu.be/ldCvb-dC0Vc?si=vg59XrkqbpspVsVd

 

◉1948년 정부가 수립되면서 무궁화를 예찬하는 
시와 수필이 많아졌습니다. 
6.25 전쟁 이후에는 무궁화를 내세운 

국민가요가 공모를 통해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1956년 서일수 작사에 황문평 작곡으로 

등장한 대중가요 ‘꽃 중의 꽃’이 바로 

그 노래입니다. 
여러 가수가 부르면서 대중에게 익숙해진 노래를 
‘가요무대’에서 만나 봅니다. 
신수아, 김용임, 최유나, 강소리, 이소나 등 
다섯 명의 여자가수입니다. 
https://youtu.be/73-2Anc6LYY?si=pdYSlOWsegC4880X

◉‘무궁화’라는 제목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대중가요는 1985년 심수봉이 부른 

노래일 것입니다. 
10.26의 고초를 겪으면서 한동안 방송에 나서지 
못했던 심수봉입니다. 

심수봉-무궁화 (1985)


1985년 활동을 재개하면서 그녀가 직접 

작사 작곡한 ‘무궁화’를 들고 나섰지만 
금지곡이 됐습니다. 
끝없이 피고 지는 무궁화처럼 포기하지 않는 

강한 정신을 노래 속에 담으려 했습니다.
여기에 군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상징하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하지만 ‘눈물 없이 피지 않는다’, 
‘포기하면 안 된다’ 등의 가사가
선동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됐습니다.
시대의 아픔이 빚어낸 웃지 못할 

촌극이었습니다. 
많은 가수가 커버했던 노래입니다. 
여기서는 심수봉의 친척인 손태진과 

에녹의 듀엣 송으로 만납니다.
https://youtu.be/1bBbotxsBM0?si=zVZibIv6zVA4Aqoe

◉무궁화는 꽃이질 때 다른 꽃처럼 
꽃잎이 하나하나 지거나 말라가지 않습니다.
완전히 오므라든 형태에서 꽃부리와 함께 
가지에서 뚝 떨어지는 식으로 집니다.
그래서 꽃 진 뒤에도 꽃잎이 헤어지지 않는 
모양이 이채롭습니다. 
꽃잎이 붙어 있는 통꽃이라 그렇습니다.
꽃이 지는 동안 다른 가지에서는 
다음 꽃을 피울 꽃봉오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눈에 익습니다.
바로 국기 봉 때문입니다.

 

떨어진 꽃봉오리 - 어제 저녁 꽃피울 꽃봉오리


◉무궁화는 생명력이 강합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랍니다.
잘못 알려진 것과 달리 병충해에도 강합니다. 
이식도 잘되고 맹아력도 강해서 
가지를 잘라 삽목해도 잘 자랍니다.
집안의 무궁화나무는 모두 그렇게 해서 
건강한 한식구가 됐습니다. 
이쯤 되면 무궁화를 충분히 사랑할 만합니다.
한 유튜버가 홍지윤의 음성으로 듣고 싶다며 
AI로 만든 노래 ‘무궁화 연가’입니다.
https://youtu.be/QAzqcnnHni4?si=33MgYB_cYhJYVg70

◉무궁화와 관련된 중국 시 한 구절로 
마무리합니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 백낙천의 시 

‘방언(放言)에 등장하는 무궁화입니다. 
이번에는 소나무와 비교한 구절입니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 벡거이 방언(放言)

 

◉‘소나무는 천 년 산다지만 
마침내 이지러지고 
무궁화는 하루일망정 
스스로 영화를 누리는구나.’
(松樹千年終是朽 
槿花一日自爲榮)

 

무궁화


◉무궁화의 생명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 불과합니다. 
이것을 억겁의 세월 속에서 
일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인생에 비유한 듯합니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충실히 살아가라는   
메시지가 엿보입니다. 
거기에는 행복의 정점에서 자만하지 않고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도 곁들인 듯합니다. 
하루 동안 피고 지는 무궁화를 속에 심은 
1,200년 전 시인의 거리낌 없는 방언(放言)을
곰곰 새기게 됩니다. 

(배석규)

 

반응형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6/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