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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음악 11월 25일(월)✱

 

▲晩秋에 듣는 ‘존 배리’ 영화음악

◾클래식과 창작곡의 조화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18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18)

◼라흐마니노프(Rachmaninov)

✱영화 ‘Somewhere in Time’ 삽입곡

◀The Old Woman

◼John Barry 작곡

✱영화 ‘Somewhere in Time’ 스코어

◀John Dunbar Theme

◼John Barry 작곡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 스코어 (Dances with Wolves)

◼필름 심포니 오케스트라(FSO) 연주

 

 


 

 

 

◉ 낙엽송이 가을의 끝을 장식해 갑니다.

낙엽 지는 소나무 낙엽송이 노랗게 물들어

낙엽 비를 내리기 시작하면 가을은

거의 끝자락에 와 있게 됩니다.

낙엽송도 다른 나무들처럼 가을이 오면

낙엽 되어 소멸의 시간을 맞습니다.

하지만 소멸은 끝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생명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 ’청송(靑松) 이래도 가을이 되면

홀 홀 낙엽 진다 하느니

봄마다 새로 젊은

자랑이 사랑웁다‘

박두진의 시 ‘낙엽송’이

그 소멸 뒤의 생성을 말해줍니다.

집 주변 숲에 가장 많은 나무가 바로

이 낙엽 지는 침엽수 낙엽송입니다.

 

◉ 일제 강점기 때 산림녹화를 위해

일본 후지산의 자생 수종인 속성수 낙엽송을

가져와 우리 산에 대량으로 심었습니다.

우리 산에 낙엽송이 많게 된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일본잎갈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쭉쭉 뻗은 키 큰 나무는 예전에 전봇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목재로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활용도가 떨어져 베어내고

다른 수종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워낙 많아서 소나무보다는 적지만

참나무보다 더 많아 여전히 숲을 이루는

주종이 돼 있습니다.

지금 쉴 새 없이 내리는 낙엽송 비가 조만간

그치고 가지가 비어 가면 겨울은 바로

그 근처에 자리 잡게 됩니다.

 

◉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영화음악들은

가을의 끝자락에서 끝나 가는 계절과

새로 다가오는 계절을 마음으로 맞이하게

만들어 줍니다.

아름답고 우아한 그 음악들을 지긋이 눈감고

들으면 늦가을의 풍경에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까지 겹쳐서 떠오릅니다.

영화음악의 거장 존 배리(John Barry)가

영화 속에 심은 노래들은 그런 느낌을

안겨줄 때가 많습니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난 지 13년이 됐지만

남겨 놓은 영화음악들은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 영국의 영화음악가 존 배리 하면

007 제임스 본드의 음악이 떠오릅니다.

11편의 007 영화음악을 만들어 냈으니

그럴만합니다.

하지만 그가 받은 5개의 아카데미 음악상은

다른 장르의 영화들이었습니다.

특히 로맨틱한 영화에 등장하는 그의

테마 음악은 아름답고 우아합니다.

독특한 정서를 담은 그의 스코어(Score)는

훌륭합니다.

그것과 함께 기존의 클래식 음악을 영화 속에

아름답고 의미 있게 담아내는 그의 역량도

대단합니다.

 

◉ 영화 속에 등장하는 존 배리가 선택한

클래식 음악은 감동을 확산시키는 것은

물론 작품의 품격까지 높여 줍니다.

그 대표적인 곡 가운데 하나가 44년 전의

영화 ‘Somewhere in Time’에 등장하는

라흐마니노프(Rachmaninoff)의 음악입니다.

라흐마니노프가 1934년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 가운데 24번 멜로디를 주제로

작곡한 변주곡입니다.

그 가운데 18번은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멜로디로 유명해 로맨티시즘의 극치라는

평가까지 받습니다.

임윤찬과 조성진 등 우리 피아니스트들은

물론 모든 피아니스트가 즐겨하는

레퍼토리로 삼는 음악입니다.

 

◉ 이 음악에 붙여진 랩소디 (Rhapsody)는

환상적이고 자유로운 기악곡에 붙는 이름으로

광시곡(狂詩曲)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달콤한 서정과 낭만이 있고 몰아치는 열정이

있어 듣는 사람을 달콤한 분위기에 젖게

만듭니다.

그래서 지금의 만추(晩秋), 늦가을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음악입니다.

존 밸리는 과거의 사랑을 찾기 위해

현재를 희생한 시간 여행 속 사랑 이야기를

이 음악으로 백업했습니다.

늦가을 단풍 지는 숲 사이로 햇살처럼 퍼져가는

음악을 먼저 들어봅니다.

 

https://youtu.be/RgtEUr_n9vM

 

 

 

◉ 이 영화는 시간 여행을 통한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간 여행을 다룬 작품이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초기 시간 여행 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작가 리처드 매디슨이 오페라하우스에서

70-80년 전에 활동했던 여배우의 사진을 보고

과거로 돌아가 그 여인과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이 만들어 낸 소설

‘Bid Time Return’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국내 TV에서 방영될 때 ‘사랑의 은하수’란

제목을 달았지만 원래 제목 ‘Somewhere in Time’은

‘시간 속 어딘가에’가 적당해 보입니다.

슈퍼맨으로 얼굴이 익숙한 크리스토퍼 리브가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 라흐마니노프의 랩소디가 이야기 속

중심 음악이 되지만 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백업하는 존 배리가 만든 음악도

매력적이고 인상적입니다.

노부인이 파티장에서 남자에게

‘Come Back to Me’란 말과 함께

회중시계를 건네줍니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가 과거 남자가 좋아했던

랩소디를 들으며 숨을 거둡니다.

영문을 몰랐던 남자는 그녀의 정체를 알아내고

68년 전인 1912년으로 돌아가 그 여인과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이때 등장하는 음악에 대해 여인이누구의

곡이냐고 묻자 남자는 ‘라흐마니노프’라고

답합니다.

1934년에 만들어진 음악이 1912년에

등장하는 것도 시간 여행 속이니

가능해 보입니다.

 

◉ 남자는 무심코 가져간 1979년 동전을

꺼내 들다가 현재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과거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죽어서 다시 그 여인을 만난다는

다소 황당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따라가는 존 배리의 음악은

이름답고 진지합니다.

역시 만추에 듣기에 적당한 테마 음악입니다.

크로아티아 출신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 (Maksim Mrvica)가

연주하는 존 배리의 음악

‘The Old Woman’이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로열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가 협연합니다.

다소 길지만 한 편의 영화를 멋진 음악과

함께 간추려 볼 만합니다.

 

https://youtu.be/QPROkOaqE_4?si=SwTeJHOhvFwiHhPw

 

 

◉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19세기 미국 서부의

광활한 대평원으로 가봅니다.

바로 영화 ‘늑대와 춤을’ (Dances with Wolves)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1990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던버(Dunber)라는 백인 군인이

인디언 원주민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던져주는 여러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백인에게는 서부 개척의 이야기지만

인디언 원주민에게는 어둠 속에 사라져 간

역사를 던바의 이야기 속에 녹였습니다.

 

◉ 작품상과 감독상은 물론 음악상까지 당시

아카데미상을 휩쓸어 간 이 영화는 대부분

봤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광활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흐르는 웅장하고도

서정적안 존 배리의 음악은 다시 듣고 싶은

스코어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음악 속에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담아 봅니다.

 

◉ 캐빈 코스트너가 그 역을 맡은 던버가

늑대 ‘하얀 양말’과 친구가 되는 과정과

인디언 수오(Sioux)족과 친구가 되고

그 부족의 일원이 되면서 인디언들로부터

‘늑대와 춤을’이라는 이름을 얻는 과정도

담겼습니다.

인디언과 던버가 함께하는 버팔로 사냥도

볼거리입니다.

 

◉ 하지만 그들이 겨울 캠프로 떠나기 전

미국 기병대의 공격이 그들의 삶을

무너뜨리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늑대 ‘하얀 양말’도 백인 군인이

재미로 쏜 총에 숨집니다.

결국 던버는 인디언 마을에서 결혼한 아내

‘주먹쥐고 일어서’와 그곳을 떠나게 됩니다.

13년 뒤 인디언 마을도 버팔로도 사라지고

수오족은 어둠의 역사 속에 묻히게 됩니다.

역사의 비극성을 안고 있는 이 영화를

존 배리의 음악 ‘John Dunbar Theme’와 함께

따라가 봅니다.

 

https://youtu.be/rvv_iASCq7g?si=lR96L7W4OWiJww9D

 

 

◉ 존 배리의 음악은 자주 연주 무대에

오를 만큼 작품성믈 인정받습니다.

이 음악도 예외가 아니어서 필름

심포니 오케스트라(FSO) 연주로 다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F_ALDLJHi58?si=fo5bQqsdR7QaHZTD

 

 

 

◉ ’눈앞에 펼쳐지는 영상을 배경으로 한 번도해보지 않았던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 내는 자체가

바로 영화음악 작업의 매력이다‘

존 배리가 스스로의 일에 자부심을 나타낸

말입니다.

 

◉ 영화관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피아니스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영화 속을 유영하며 살았던 그에게

영화음악이 평생의 일이 된 것은

숙명처럼 보입니다.

백 편이 넘는 영화에 심은 그의 음악은

바로 영화팬들에게 그가 보낸 평생의

축복 선물이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