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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구나! 제비꽃  
◾눈 맞추고 건네는 인사  
    
      ◀제비꽃 
        ◼조동진①
        ◼조동진②
        ◼장필순 
        ◼우타고코로 리에 

      ◀제비꽃 연가 
        ◼이해인 
      ◀제비꽃 피는 언덕에
        ◼김정식 로제리오     

 

 



◉지난해 제비꽃을 
처음 만났던 
바로 그 자리에서 
제비꽃을 다시 만났습니다.
정원 한쪽 귀퉁이 
낙엽과 돌 틈 사이에서 
올해도 반가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먼저 만난 집사람이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넵니다. 
수줍은 듯 등장한 제비꽃은 
작고 연약한 자주색 
꽃잎을 펼치며 
봄의 인사로 화답합니다. 

◉서둘러 뒷산에 올라 보니
그곳 양지바른 곳에도 역시   
제비꽃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작고 연약한 친구여서 얼른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자세를 낮추고 
고개를 숙여야만 
눈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래야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도 건넬 수가 있습니다. 
제비꽃의 등장은 
비어있던 숲과 들판에 
봄이 왔다는 신호입니다.
이제 여러 생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등장할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실제로 생강나무꽃이 
며칠 전에 등장한 데 이어 
집 뒷마당의 산수유도 
노란 꽃잎을 촘촘히 열었습니다.
아래로 내려다보면 
제비꽃과 꽃다지와 현호색, 
복수초 같은 이른 봄꽃들이 
눈을 맞추고 인사를 겐넵니다. 
반가운 할미꽃도 하얀 
솜털 사이로 꽃잎을 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따뜻했던 탓에
대체로 봄꽃들이 
늦지 않게 봄의 안쪽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남쪽에서는 이미 벚꽃이 피어 
모레부터 진해에서는  
벚꽃 군항제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4월이 되야 중부지방으로 
올라올 벚꽃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매년 이맘때면 떠올리게 되는 
제비꽃 이야기를 다시 
꺼내 봅니다.
야전에서 살아가는 
생존 전략을 보면 
제비꽃은 지혜롭고 
생명력이 강한 꽃입니다. 
그래서 오랜 세월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아온 
대표적인 꽃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봄의 전령’이란 이름이 붙은 
제비꽃은 제비가 돌아오는 
봄에 핀다고 해서 제비꽃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꽃의 모양이 
나는 제비 같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란 말도 있습니다. 
그 이름 외에도 다르게 
불리는 이름이 많습니다.
땅에 붙어 낮은 키로 
자란다고 해서 ‘앉은뱅이꽃’,
오랑캐 머리를 닮은 
꿀주머니를 가졌다고 해서 
‘오랑캐꽃’ 
작고 귀여워서 ‘병아리꽃’
반지를 만들어 논다고 해서 
‘반지꽃’ 등이 그것입니다. 
그 이름들을 종합하면 
제비꽃의 이미지가 그려집니다.

◉자주색과 보라색에다 
하얀색과 노란색에 이르기까지 
색깔도 다양하고 꽃의 모양도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종류가 40여 종이 넘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방법은 
비슷합니다. 
양지바른 곳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콘크리트 갈라진 틈이나 
도지지역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제비꽃이 피도록
도와주는 친구는 개미입니다.


◉제비꽃의 씨앗에는 
엘라이오솜(Elaiosome)이란 
물질이 붙어 있습니다.
지방산, 아미노산, 포도당으로 
만들어진 화학물질입니다. 
개미들이 특이 이 물질을 
좋아해서 엘라이오솜이 묻은 
씨앗을 집으로 물고갑니다. 
하지만 개미가 필요한 것은 
씨앗이 아니기 때문에 
땅속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씨앗은 버리고 엘라이오솜만 
챙겨서 갑니다.
그 덕분에 발 없이도 
씨앗을 멀리 보내는 
제비꽃의 전략은 성공합니다.
도심에서 제비꽃을 보게 되는 
뒤편에 숨겨진 이야기입니다. 

 


◉이른 봄 제비꽃이 피면 
가수 조동진도 함께 피어납니다.
그가 살아있을 때도 그랬지만  
8년 전인 2017년 
세상을 떠난 뒤에도 
봄마다 불려 와 
제비꽃을 피웁니다.
그가 만든 노래 ‘제비꽃’이 
그만큼 오래 남는 노래가 
됐기 때문입니다.
포크 음악의 대부로 불리던 
그는 40년 전인 1985년에 
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이른 봄, 찬바람 속에서 
피어나는 제비꽃을 보면 
꿈 많은 젊은이의 보는 듯
반갑고 애처로운 생각이 들어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제비꽃 영상에 붙여진 
조동진의 노래를 먼저 들어봅니다. 
https://youtu.be/hO8JlEjU7gM

 

◉조동진의 노래 속에는
연마다 웃음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 연에서 등장하는 웃음은
꿈과 희망의 웃음입니다. 
두 번째 연의 웃음은 
슬픔과 좌절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는
달관하는 긍정의 웃음이 
실렸습니다.
한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알고 살아가고 
떠나가는 과정을 제비꽃으로 
그려냈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했던 
조동진이었습니다. 
‘제비꽃’ 속에 등장하는 
작은 소녀는 작품 속 두 연인을 
모델로 삼았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저 린저(Luise Rinser)의 
자전적 성격의 소설 
‘생의 한가운데’의 여주인공 
‘니나 붓슈만’이 그 한 명입니다.
다른 한 명은 프랑스   
슈발츠 바르트(Schwarz Bart)의 
‘고독이라는 이름의 여인’의 
여주인공 흑인 노예 ‘솔리튜트’가 
모델이라고 설명합니다.
두 여인 모두 절망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세상을 헤쳐 나간 주인공들입니다.
2017년 조동진은 
‘꿈의 작업 2017 콘서트’를 
20여 일 앞두고 지병으로
세상과 이별합니다. 
콘서트는 후배들이 
추모 마음을 담아 예정대로 
진행했습니다. 
생전 조동진이 노래하는
‘제비꽃’입니다.
1999년 50대의 조동진을 
만납니다. 
https://youtu.be/PRVfmdek-XI?si=q8FtXynPoQMcwAvC

 

◉조동진의 ‘제비꽃’은 
여러 가수가 커버했지만 
그 가운데 이 노래를 가장 
소중하게 다듬어 부른 가수는 
아마 장필순일 것입니다.
조동진을 스승으로 여기는  
장필순은 ‘제비꽃’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이 돼준 노래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2021년 조동진을 회상하는 
‘Remind 조동진’ 앨범을 냅니다.
조동진의 동생이자 장필순의 
남편인 조동익이 편곡과 연주 
믹싱 등을 담당하며 
함께 만들었습니다. 
조동진이 떠나간 이듬해인 
2018년 ‘EBS 공감 스페이스’에서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부르는 
장필순의 ‘제비꽃’입니다. 
https://youtu.be/-V7U8liE9wg

 

◉조동진의 ‘제비꽃’은 
일본에서도 낯선 노래가 아닙니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겨울 연가’에 
당시 류(Ryu)의 커버곡으로 
삽입됐던 노래입니다.
최근 한일가왕전에 
일본 측 맏언니로 참가하면서
한국 팬들과 얼굴을 익힌
일본 가수 우타고코로 리에가 
지난해 조동진의 ‘제비꽃’을 
한국어 버전과 일본어 버전으로 
발표했습니다.
한국 콘서트에서 부른 노래가 
반응이 좋은 데서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쉰 살을 넘긴 일본 트롯 가수가
팝 발라드로 재해석해 부른 
한국어 버전 ‘제비꽃’이  
어떤 감성으로 다가오는지 
그녀가 10년 만에 찍었다는
뮤직비디오로 만나 봅니다.
https://youtu.be/Z6ySSyvY5Fc?si=dojHw4HvfB2fwwNQ

 

◉올해 여든 고개에 올라서는 
이해인 수녀입니다. 
수도 생활도 60년을 넘겼습니다.
모든 날을 고맙고 새롭게 
여기며 산다고 했습니다.
사랑과 긍정의 마음으로 
제비꽃에 눈을 맞춘 
이해인 수녀의 시 
‘제비꽃 연가’를 만나 봅니다. 
새소리와 ‘Emotional Love Theme’
연주곡이 함께 합니다. 
엘리자벳 낭독 서재에서 
띄우는 시 낭송입니다.
https://youtu.be/Ml25FVsr49Q?si=YZJiHiUJ-Za97N-W

 

◉이해인 수녀의 시로 만든 
노래를 꾸준히 불러온 
가톨릭 성가 가수의 자작곡,
‘제비꽃 핀 언덕에’를 
마무리 노래로 듣습니다.
1978년 MBC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았던 김정식입니다.
영세명 로제리오인 그는
파리 국립음악원에서 공부한 뒤   
가톨릭 신자와 대중 앞에서
70대를 맞은 지금까지
생활 성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무덤가의 제비꽃입니다. 
https://youtu.be/uNTI83-Dr-w?sㅈi=R4dG_96UPG5clMNQ

 

◉제비꽃은 허리를 낮추고 
눈을 맞추는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아는 사람을 위해 
봄부터 꽃을 피워두고 
간다는 시도 있습니다. 
이 봄에 제비꽃을 만나면 
자세를 낮추고 
눈을 마주 보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눠 
보면 좋을 듯합니다.
봄이 훨씬 가깝게 
다가와 있을 겁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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