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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음악 11월 15일(금)✱

 

▲국화 향기 가득!

◾국화, 늦가을을 수놓다

 

      ◀가을 국화

        ◼소리두울 (장필순+김선희)

      ◀국화꽃 어머니

        ◼김순영(소프라노)

      ◀희재 ✱영화 ‘국화꽃 향기’ OST

        ◼정승환

      ◀Crisantemi(국화)

        ✱푸치니(Puccini) 작곡

        ◼바이에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BRSO)

 

 


 

 

 

◉ 국화축제가 여기저기서 끝나가고 있습니다.

축제는 끝나가는데 국화는 지금이 한창입니다.

다른 꽃들은 시들해지면서 거의 떠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화는 늠름하고 생생한 모습으로

지금부터 늦가을을 장악해가고 있습니다.

집안 정원 곳곳에도 노란 국화가 무리 지어

피어나 찬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긴 9월 무더위로 시작한 예년 같지 않은

가을 날씨가 국화가 활짝 피는 것을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 늦춰 놓았습니다.

그래서 뒤늦게 한창때가 된 국화를 좀 더

보려고 삼척처럼 국화축제를 연장하는

곳도 있습니다.

입동(立冬)이 지난 지 여드레째입니다.

첫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이후

20일도 더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가벼운 무서리만 두어 차례

내렸을 뿐입니다.

된서리는 아직 오지도 않았습니다.

가을도 더디게 가고 겨울도 더디게 오는

별스러운 올해입니다.

 

 

◉ 다음 주쯤 된서리가 내리면 눈치 보면

미적거리던 가을꽃들이 모두 떠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국화는 서리를 맞고 더 화려하게

피어날 게 분명합니다.

단풍 역시 서리를 맞아야 고운 색깔로 물듭니다.

겨울이 오는 길목의 늦가을은 국화와 단풍이

서리를 맞고 제철을 만난 듯이 화려하게

주위를 장식하는 때입니다.

그래서 국화에 붙은 말이

오상고절(傲霜孤節)입니다.

 

 

 

◉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三月東風)

다 보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홀로 피었느냐?

아마도 오상고절(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18세기 조선의 문인 이정보의 시에

나오는 말입니다.

‘오만한 서리를 꺾어버리는 기개 높은 꽃’

정도의 해석이 가능한 말입니다.

오상고절의 국화와 함께 늦가을을 지나

이제는 겨울의 문턱으로 발걸음을

옮겨 놓게 되는 시점입니다.

 

 

 

◉ 보는 사람의 느낌에 따라 가을 국화는

여러 가지로 그려집니다.

가수 장필순이 대학시절인 80년대 후반

친구 김선희와 듀엣 ‘소리두울’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불렀던 ‘가을 국화’를 만나봅니다.

늦가을 국화 향기와 가을바람에 외로운

여자의 마음을 새겨 넣었습니다.

외롭지만 그래도 가을과 국화를 기다리는

여자의 마음을 읽어봅니다.

김선희가 유학을 떠나면서 데뷔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에 담았던 ‘가을 국화’입니다.

 

https://youtu.be/4IrD9b1zge4?si=cRjyedv44yJPZBpi

 

 

◉ 국화의 대표 꽃은 노란색입니다.

국화축제에 가보면 여러 색의 꽃이

다양하지만 원래는 노란색이 주종입니다.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는 국화의 속명으로

‘Chrysanthmum’이란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황금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크리오스(Chryos)와 꽃을 의미하는

안테몬(Anthemon)의 합성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감국(甘菊)을

황국(黃菊)으로 부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 국화는 아주 작은 꽃들로 이루어진

꽃 무리입니다.

설상화와 관상화로 이루어진 두상화가

줄기 끝에 달리는 국화과 식물들을

봄부터 가을까지 무수하게 만나게 됩니다.

국화과 집안은 거대합니다.

1,600여 속에 무려 2만 종이 넘습니다.

코스모스, 해바라기에서부터 쑥과 쑥갓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화과 식물만 4백 종

가까이 됩니다.

신생대 화석에 이미 등장했던 꽃이

국화입니다.

관상식물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됐을 뿐

아니라 가장 진화된 꽃이기도 합니다.

 

◉ 매화, 난초, 대나무와 함께 국화는

사군자(四君子) 중의 하나로

대접받아 왔습니다.

고고한 기품을 지니고 절개를 지키는 꽃으로

은일화(隱逸花)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귀하고 비싼 꽃으로 여겨졌습니다.

노란 꽃잎의 국화차 역시 오래전부터

즐겨 마셔온 귀한 차입니다.

여러 가지 효험은 그만두고라도 만추에

국화 꽃잎을 띄운 차 한잔 마시는

여유만 해도 그 자체로 가을날의 호사입니다.

 

◉ 제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시를 쓰는

생활 시인 이명숙이 국화차에 어리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가

‘국화꽃 어머니’입니다.

이 시에 작곡가 변현주가 곡을 붙였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공부한

피아니스트 엄은경의 반주에 맞춘

소프라노 김순영의 노래입니다.

 

https://youtu.be/bwh6kW5cw8w

 

 

◉ 늦가을 국화꽃 향기가 퍼져나가는

이때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화‘ 국화꽃 향기’의 ‘희재’입니다.

불치병을 소재로 사랑과 이별을 담은

영화 속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 ‘희재’처럼 실제로 얼마 후

세상을 떠나간 배우가 그 역을 맡은

장진영입니다.

이 영화 속 노래 ‘희재’는 성시경이 불렀지만

가을이 되면 많은 가수가 노래 속에서

‘희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장진영을 추모합니다.

‘비긴어게인’에서 부르는 정승환의 노래로

국화꽃 향기가 나는 ‘희재’를 만나봅니다.

https://youtu.be/z0dQXZ3leOc?si=1dFQD2xyCMOpzRBb

 

 

◉ 15년 전 초가을 장진영이 서른일곱 살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과 이별했을 때

사람들이 흰 국화를 바치며 고인의 평화로운

휴식을 기원했습니다.

유럽에서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장례식 때

국화를 헌화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국화는 신이 만든 꽃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만든 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국화가 장례 때 추도의 의미로

등장하는 것은 인생을 잘 마치고

신의 품으로 돌아가 편히 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흰 국화가 등장하는 것은 흰 국화의

자태와 향기처럼 맑고 평화롭게

가라는 뜻입니다.

 

◉ 유교 의식에 젖어 살아온 우리나라에서

장례식에서 영정에 하얀 국화를 바치는 관습이

생긴 것을 채 백 년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국화,

즉 크라이산드맘 (Chrysanthemum)이란

말 자체가 추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의 국화 ‘Crisantemi’도

마찬가지입니다.

장례식이나 추도식에 자주 등장하는

푸치니(Puccini)의 ‘Crisantemi’도

그런 의미를 담아 만든 진혼곡입니다.

 

◉ 1890년 푸치니는 가까운 친구였던

사보이 공작 아마데오 디(Amadeo Di)가

운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밤새워

진혼곡을 만들었습니다.

그 곡이 바로 ‘국화’, ‘Crisantemi’입니다.

푸치니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음악을 포기할지

말지를 고민하다가 당시 사보이 왕가의

마르게리타 왕비에게 도움을 부탁하는

간곡한 편지를 보냅니다.

왕비가 이 부탁을 받아들여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해 주면서 음악의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즐겨 먹은 피자의 한 종류인 마르게리타 피자의

주인공이 바로 그 왕비입니다.

푸치니가 사보이 공작의 타계에 애도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진혼곡에 정성을 들인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 푸치니 특유의 우아한 선율에 서정적인 색채를

입힌 ‘국화’는 이후 여러 장례식과 추도식에 자주

등장하는 진혼곡이 됐습니다.

여기서는 라트비아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의 1주기 추도식

무대에 오른 푸치니의 ‘국화’로 만나봅니다.

5년 전 일흔여섯 살로 세상을 떠난 얀손스는

생전에 세계 최고 지휘자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뛰어난 지휘자였습니다.

바이에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BRSO)

상임지휘자였던 그는 지난 2006년 이 악단과

함께 그래미 최우수 오케스트라 연주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가 특별한 추모의 의미를 담아

연주하는 푸치니의 ‘Crisantemi’입니다.

5분이 넘는 길이지만 늦가을 분위기에 젖어

차분히 들어볼 만합니다.

https://youtu.be/GP408ILt8cs?si=xy_pKDTK420O8A1s

 

◉ 늦은 가을에 홀로 고고한 국화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살아서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그러면서 죽음의 의례를 뒤덮는 꽃으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 여러 생명이 삶을 접고 떠나가는 시점에서

찬란하게 피어난 국화입니다.

그 국화가 사는 것이 무엇인지

또 죽는 것은 무엇인지

읽어보게 만듭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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