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침을 여는 음악 4월 25일(금)✱
▲봄꽃 향기, 사람 향기
◾분꽃나무, 향기 더하기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ost 합창
◀Por una Cabeza
(머리 하나 차이로)
✱여인의 향기 ost
◀참! 좋다.
◼양희은
◀인생의 선물
◼유정
◀4월이 가면
◼패티킴
◉귀룽나무꽃과
라일락꽃이 4월의 향기를
뽐내는 때입니다.
여기에 분꽃나무가
꽃 뭉치를 열고
향기를 보탭니다.
새색시가 얼굴에 바른
분 같은 향기가
사방으로 번져 나갑니다.
어릴 때 목욕한 뒤
어머니가 발라주던
향긋한 분 내음 같습니다.
꽃향기가 넘실대는
4월의 끝머리입니다.
◉분꽃 향기가 나는 데다가
꽃부리 바깥쪽이 붉고
안쪽이 흰 것이 분꽃을
닮았다고 해서
분꽃나무(粉花木)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주로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았던 2M 전후의
우리 자생 낙엽수입니다.
작은 꽃을 한 뭉치씩
매단 모습이
마치 솜사탕 같습니다.
결혼식 부케와도 비슷합니다.
독특한 모양에 그윽한
향기까지 일품이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정원수로 인기가 높아
나무 시장에서 가격도
꽤 비쌉니다.
◉올해 꽃사과 나무를
옮겨다 심어준
선배님과 형수님이 6년 전에
이 분꽃나무를 가져와
집 현관문 바로 앞에
심어줬습니다.
집 문을 열고 나오면서
곧바로 향긋하고 그윽한
분꽃 향기와 인사를
나누는 봄이 되라는
이야기도 곁들였습니다.
그렇게 매년 4월 후반부면
집 주변을 둘러싸는
이 향기와 친구가 됐습니다.
◉통상 귀릉나무꽃과
라일락꽃의 향기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면
분꽃나무꽃이 등장해
향기를 이어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꽃피는
시기가 헷갈린 탓인지
향기의 바통을
넘겨주지 않고
모두가 다양한 향기를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부활절을 전후해
살아나는 봄꽃의 향기가
이처럼 다양합니다.
◉올해 부활절 다음날인
지난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습니다.
부활절 미사에 참석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던 교황은
다음날 사랑의 향기를
남겨놓고 떠나갔습니다.
그 향기는 봄이 지나면
떠나가는 꽃의 향기보다
더 오래 사람들의
마음속에 머물 것으로
생각됩니다.
◉부활절을 전후해 생각나는
또 다른 나무와 꽃의 향기가
바로 오렌지 나무입니다.
‘오렌지 향기가
바람에 날리고’
오페라 속의 노래입니다.
마스카니(Mascagni)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Cavalleria Rusticana)에
등장하는 합창곡입니다.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어느 마을에서
부활절을 즈음해서 일어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페라의 제목은
제대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을 상징하는 말로
남자 주인공을 지칭합니다.
◉이 오페라는 엇갈린
사랑이 가져온 비극적인
결말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노래는 오렌지꽃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아름다운
선율로 다가옵니다.
허브를 닮은 향기가 나는
오렌지꽃은 흰색입니다.
종달새가 노래하는
부활절 전후에 등장해
나무와 꽃의 향기로
사람들의 미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화음을
맞추며 시작하는 합창을
오렌지 향기를 떠올리며
영화 속 버전으로 만나봅니다.
플라치도 도밍고가
주연을 맡았던
1982년의 영화입니다.
https://youtu.be/YcN3CO8xc0k?si=73zoJNVOgbwdZbNx
◉꽃과 식물만 향기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도 각자 다른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어떤 향기를
가진 사람일까?’
그 답은 주변 사람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화향천리(花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
‘꽃의 향기는 천 리 가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 리 간다.’
좋은 향기를 가지고
한평생을 살고
그 향기를 남겨놓고
떠나가는 사람은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 파치노가 출연한
‘여인의 향기’는
사람의 향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대부분 봤을 것으로 짐작되는
이 영화가 제목을 왜
‘여인의 향기’로 달았는지
금방 이해가 잘되지 않습니다.
영화는 시각 장애 퇴역 장교와
그를 돕는 대학생의 유대와
우정을 다룬 브로맨스 영화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알 파치노가 읽어내는
‘여인의 향기’는
희망을 잃고 죽음과
마주하려 했던 그가
삶을 찾게 되는
결정적 이유 같습니다.
사람에게서 맡는
향기를 잃어버린 감각과
희망을 되살려내고
삶에 대한 새로운 활력을
찾게 되는 상징으로
이해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향기는
지친 그를 살려낸
원동력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식당에서 처음 만난 여자와
탱고를 추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전체 영화 속에
뜬금없이 들어간 단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춤추는 상대는 영국 여배우
가브리엘 엔위도 카메오처럼
이 장면에서만 등장합니다.
그런데도 이 장면과
등장하는 음악은 이 영화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남았습니다.
◉탱고를 쳐본 적이 없다는
여인이 스텝이 꼬이는 것을
걱정하자 알 파치노는
그게 바로 탱고라고 말합니다.
‘If you make a mistake,
if you get all tangled up,
you just tango on.’
‘실수하게 되면
스탭이 엉키고
그게 바로 탱고예요’
살아가다 삐끗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게 바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장면입니다.
◉등장하는 음악은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카르텔이
1935년에 작곡한 탱고입니다.
가사가 붙은 이 노래에는
Por una Cabeza’
(머리 하나 차이로)란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영화에 들어간 음악은
탱고의 거장 피아졸라가
편곡했습니다.
경마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경주마를 인용해
사랑의 밀고 당기기에서
미미한 차이로 진
남자의 심경을 담았습니다.
다른 대작에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잇달아 놓쳤던
알 파치노는 이 영화로
그 상을 받습니다.
여러 번 봐도 또 보게 되는
이 장면을 번역 자막이
있는 버전으로 비교적
길게 만나봅니다.
https://youtu.be/aYa6_NMtzoQ?si=AQzxQ36COpN4jK1e
◉많은 봄꽃이
서로 눈짓하며 함께
등장하는 4월의 후반입니다.
4월의 마지막 주말에도
봄꽃들이 속속 등장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등장한 민들레와
애기똥풀, 금낭화,
산괴불주머니 외에
매 발톱과 아이리스,
개망초, 미나리아재비 등이
꽃피울 채비에 들어갔습니다.
고광나무와 찔레나무도
봄의 또 다른 상징 꽃들도
조만간 꽃잎을 열 태세입니다.
◉사흘 전 봄비가 다녀간 뒤
앞으로 열흘 동안은
비 소식이 보이지 않습니다.
봄의 초목 위를 거니는
햇살도 좋고 살짝살짝
걸치고 지나가는 바람도
좋습니다.
녹색 잎을 펼치는 풀 내음도
상큼합니다.
무엇보다 옆에서 미소 짓는
네가 있어 더욱 좋은
봄의 한가운데입니다.
양희은의 ‘참 좋다’를
듣기에는 지금이 딱 좋습니다.
https://youtu.be/s-mwbe1-XLc?si=jubO_xJL3VDRqkEb
◉아름답고 향기로운
봄꽃이 바쁜 젊은 시절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꽃피고 지는 인생을
한참 보낸 뒤 나이들어
마음속에 한 송이 꽃을
심은 노년에는
주변의 봄꽃들이
잘 보이는 것은 물론
예사롭지 않게 다가옵니다.
나이 들어 노래를 만든
양희은은 그것을
인생이 준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말없이 지는 해를 함께
바라봐 줄 친구나
동반자가 있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노년입니다.
다시 젊은 날을 선물한 데도
조용히 웃으며 거절하겠다는
‘인생의 선물’입니다.
커버 노래를 전문으로 하는
가수 유정의 목소리와
영상이 잘 어울립니다.
https://youtu.be/Cp9KwXAkavw?si=Kea7p-2ipBEyoqcH
◉패티킴의 ‘4월이 가면’을
마무리 노래로 듣습니다.
패티킴과 길옥윤에게
부부의 연을 맺어준 노래입니다.
길옥윤이 프랑스 샹송을
번안한 노래를 만들어
전화로 패티킴에게
들려줍니다.
5월에 미국으로 떠나려 했던
패티킴은 이 노래를 듣고
먼저 길옥윤에게 청혼합니다.
패티킴이 미국 가는 일은
없었던 일이 됐습니다.
노랫말처럼 4월에 헤어지고
5월에 우는 일도
당연히 없었습니다.
그해 연말 결혼식에서는
이 노래가 담긴 앨범은
결혼답례품이 됐습니다.
https://youtu.be/Amf-asa3p_U?si=j5WcDlE46DAvbkQn
◉4월의 마지막 주말이
눈앞에 와 있습니다.
다음 주중에 5월의 문턱을
넘어섭니다.
가정의 달인 5월은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웃게 되는
좋은 달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음 주는 개인적으로
다녀올 곳이 있어서
일주일 동안 부득이하게
‘아침을 여는 음악’을
쉬어가게 됐습니다.
5월에 들어서서
다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4월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배석규)
'아침을 여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을 여는 음악]4월 23일(수) - 봄비 오는 날, 꽃향기 (1) | 2025.04.23 |
---|---|
[아침을 여는 음악]4월 21일(월) - (1) | 2025.04.21 |
[아침을 여는 음악]4월 18일(금) - Die with a Smile (0) | 2025.04.18 |
[아침을 여는 음악]4월 16일(수) - ‘Luther’, 20년 만의 귀환 (2) | 2025.04.16 |
[아침을 여는 음악]4월 14일(월) - 텃골, 과실나무 꽃 잔치 (2) | 2025.04.14 |
- Total
- Today
- Yesterday
- 여성
- 꽃이 핀다.
- 인터넷
- 참! 좋다.
- 알렉산더대왕
- 이집트
- 유산
- 신화
- 로마
- 산업혁명
- 역사
- 유럽
- 프랑스혁명
- 어느 봄날
- 기사
- 식민지
- 아침을여는음악
- nice to meet you
-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 if this world were mine
- 가을의 노래
- 배석규
- 유네스코
- 아침을 여는 음악
- 조선
- 꽃 - 지수
- ChatGPT
- 인공지능
- 라일락꽃 향기 그대
- 나 하나 꽃피워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