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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음악 12월 20일(금)✱
▲‘아베마리아’ 이야기
◾구노와 비빌로프
◀구노의 아베마리아
(Gounod)
◼안드레아 보첼리
(Andrea Bocelli)
◼페트리샤 야네츠코바
(Patricia Janeckova)
ft:빌렘 베베르카(오보에)
◀무궁무진세에
✱가톨릭 성가 284번
(구노 작곡-‘순교자 기념일’)
◼명동대성당 합창단
◀구노의 아베마리아
◼요요마+캐서린 스톳
(Yo-Yo Ma+Kathryn Stott)
◀비빌로프의 아베마리아
(Vavilov)
◼레베카 루커(Rebecca Luker)
◼이동규(카운터테너)

◉아베마리아(Ave Maria)는 성모에게 바치는
기도입니다.
성모송(聖母誦)이라 부릅니다.
여기에서 ‘송’은 노래를 말하는
영어의 ‘Song’이 아닙니다.
한자어 ‘욀’ ‘송(誦)’입니다.
그러니까 성모에게 바치는 기도문을 외우고
암송한다는 의미입니다.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는 성모송이 아니라
성모를 주제로 한 성악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성모송은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Gounod)의
‘아베마리아’입니다.
◉ 구노의 ‘아베마리아’에는 앞머리에
‘바흐(Bach)가 붙습니다.
바흐의 피아노 전주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바흐를 무척 좋아했던 구노가
바흐의 작품 ’평균율 크라비아곡
제1권 전주곡 1번 다장조‘를 듣고
여기에 새 멜로디를 붙인 것입니다.
구노의 장인 치머만은 이 곡을 편곡해
‘바흐의 전주곡에 붙은 명반’이라는
제목으로 1853년에 출간합니다.
크라비아는 피아노를 비롯한
건반악기를 가리키는 독일어입니다.
지금 듣는 구노의 ’아베마리아‘는 그 6년 뒤인 1859년
구노가 이 곡에 라틴어 성모송을 가사로 붙인
노래입니다.

◉ ‘은총이 가득한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이탈리아의 시각장애인 팝페라가수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의 라이브
공연으로 먼저 만나봅니다.
50대 초반 때의 보첼리가
산타 세실리아(Santa Cecilia)
국립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부릅니다.
https://youtu.be/JrRdiAMaf6c?si=Bkk1oPI5ISfcWw_V
◉ 지난해 하늘의 부름을 받아 스물다섯 살의
아까운 나이로 떠나간 슬로바키아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페트리샤 자네치코바
(Patricia Janeckova)의 생전의 무대로도 만나봅니다.
12살 때 체코-슬로바키아 TV 오디션 프로그램
‘Talentmania’에서 우승하면서 CNN 등을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졌던 신동이었습니다.
유방암으로 2022년부터 활동을 중단한 그녀가
투병에 들어가기 직전 2021년 9월의 무대에서
부르는 구노의 ‘아베마리아’입니다.
◉ 이 무대는 슬로바키아의 세계적인 오보이스트
빌렘 베베르카(Vilem Veverka)가 오보에 연주로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먼저 선보입니다.
이어 페트리샤가 성모송 ‘아베마리아’를 경건하게
노래합니다.
병세가 호전되면서 두 사람은 2022년 협업으로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그녀는 결국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이른 나이에 뛰어난 재능을 줬던 하늘이 그만큼
빨리 그녀를 데려간 셈입니다.
그녀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아베마리아’ 무대를
올립니다.
https://youtu.be/GiNyV6AK7kM?si=MCHo19ZNEXqaOrcl
◉ 구노의 ‘아베마리아’는 구노의 동갑내기
절친이었던 다블뤼(Daveluy) 신부를 떠올리게
합니다.
한국 이름 안돈이(安敦伊)인 다블뤼 신부는
천주교 조선 5대 교구장으로
1845년부터 1866년까지 21년 동안 조선에 있었던
인물입니다.
우리말에 능통했고 조선의 문화와 정서를 존중했던
그는 조선과 관련된 가치 있는 많은 저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는 1866년 병인박해 때 보령 갈매못에서
순교합니다.
그의 유해는 합정동 절두산 순교 성지에
안장돼 있습니다.
◉ 구노가 절친의 순교 소식을 듣고 그를 추모하기 위해
‘아베마리아’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구노가 ‘아베마리아’를 세상에 선보인 때가
1853년으로 다블뤼 신부가 순교하기
13년 전입니다.
구노가 프랑스 선교사들이 조선에서 순교한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동시에 영광스럽게 여기며
그들을 추모하는 음악을 만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런 주장이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 구노가 조선에서 순교한 프랑스 천주교 신부들을
위한 음악을 만든 것이 1839년
스물한 살 때였습니다.
그해 조선에서는 천주교에 대한
‘기해박해(己亥迫害)’가 일어납니다.
이때 앵베르와 모방, 샤스당 등 세 명의
프랑스인 신부가 순교합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구노는 이들을 위한 음악을
만듭니다.
‘순교자 기념일’(L’anniversaire des Martyrs)이
당시 구노가 만든 음악의 원제목입니다.
구노는 순교의 신비와 영광, 그들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이 곡에 담았습니다.
◉ 한국 가톨릭에서 이 곡을 가져와 찬송가로
만든 것이 바로 가톨릭 성가 284번
‘무궁무진세에’입니다.
가사는 한국 신도들이 옛말로 썼습니다.
순교를 의미하는 ‘치명’
참 복을 의미하는 ‘진복’ 등의
옛말이 등장합니다.
구노가 작곡한 곡이지만 가사는 몇 차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구노는 자신이 작곡한 음악이 한국에서 순교자를
영광스럽게 기리는 찬송가가 돼 있는지
아마 몰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가톨릭 신도들에게는 가톨릭 성인을
추모하는 선율로 남아 있습니다.
명동대성당 축성을 기념하며 가톨릭 합창단이
부르는 구노 작곡의 ‘무궁무진세에’를
들어보고 갑니다.
https://youtu.be/FQscdZ-5VJU?si=zcJz0OO60PrYgJLx
◉ 이 곡을 만든 7년 뒤 구노는 신부가 되기 위해
파리 외방전교회(外邦傳敎會)에 들어갑니다.
아시아지역 포교를 위해 17세기 파리에 세워진
가톨릭 전도 단체입니다.
구노는 여기서 다블뤼를 만납니다.
나이가 같은 둘은 쉽게 친해졌지만 몸이 약한
구노가 2년 만에 그곳을 떠나면서 두 친구는
신부와 음악가로 가는 길이 엇갈리게 됩니다.
낯선 땅에 와서 선교활동하다 순교한
가톨릭 성인을 생각하며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연주로 듣습니다.
첼리스트 요요마(Yo-Yo Ma)와
영국왕립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톳(Kathryn Stott)의 합주입니다.
https://youtu.be/hyUhEjtlDLA?si=rNZ25KuWSQ6tjgix
◉ 2003년의 TV 드라마 ‘천국의 계단’은
40% 전후의 시청률을 기록한
성공 드라마였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유명해진 ost가
김범수의 ‘보고싶다’와
구소련 작곡가 바빌로프(Vavilov)의
‘아베마리아’입니다.
‘아베마리아’는 가사가 따로 없이
‘아베마리아’만 반복되는
보칼리제(Vocalise) 곡이지만
어떤 가사 있는 노래보다 감동과 위안을 주는
노래로 어필했습니다.
드라마에 삽입돼 시도 때도 없이 등장했던
이 노래는 미국의 뮤지컬 배우
레베카 루커(Rebecca Luker)가 부른
버전이었습니다.
◉ 그런데 이 ‘아베마리아’는 지금까지도
16세기 작곡가 카치니(Caccini)가 작곡한 것으로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러시아에서조차 바빌로프와 카치니의 이름을
동시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무명에 가까웠던 바빌로프는 국영 레이블에서
음반을 내기 위해 작가 미상으로 적어 놓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으면 온당하게 대접받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 여기에 오르간 연주자가 카치니라고
메모해 놓은 것이 작곡가가 잘못 알려지게 된
빌미가 됐습니다.
16세기 오페라 창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카치니는 느닷없이 불려 나와 ‘아베마리아’의
작곡가로 둔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빌로프의 작품이란 주장이
정설입니다.
무엇보다 베니스시대 화음 스타일로 작곡된
바빌로프의 ‘아베마리아’는 베니스시대 백 년 전에
활동했던 카치니가 작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으로 음악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카치니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무명 작곡가 아니라 카치니가 원작자였으면 하는
묘한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만합니다.
카운터테너 이동규의 노래로 들어보는
바빌로프의 ‘아베마리아’입니다.
https://youtu.be/T7Y7K8EXn4E?si=o_vVWkrqIS6BvHwV
◉ 마스카니와 피아졸라 등 여러 작곡가가
성모송을 만들었습니다.
음악은 물론 미술과 문학 등 여러 영역에서
‘아베마리아’는 수없이 등장합니다.
이미 종교의 영역을 초월한 ‘아베마리아’가
이 춥고 답답한 12월에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가져다주기를 기다려 봅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춥고
내일보다 모레가 더 추운
한겨울이 이어집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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