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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성공 이야기 
◾K-뮤지컬, 토니상 6관왕 
 ⇨브로드웨이 안착  

       ◀Why Love(왜 사랑인가) 
         ◾데즈 듀런       
       ◀You’re in Love(사랑이란) 
         ◾대런 크리스/헬렌 J 셴 
         ✱NBC Tonight Show
         -지미 팰런 쇼-2025.3  
       ◀사랑이란 
         ◼전미도/정문성   

       ◀The Rainy Day We Met
          (우리가 만난 비 오는 날)
         ◼대런 크리스/헬렌 J 셴
       ◀My Favorite Love Story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 
         ◼전성우 최수진  

       ◀반딧불에게 
         ◼전성우/한재아 

       ◀끝까지 끝은 아니야
         ◼홍지희/박진주/장민제         

 

 



◉6월의 들판은 
개망초꽃이 대세입니다.
비어있는 들판 
어디에나 등장하는 
작고 예쁜 들꽃입니다. 
중앙의 노란 통꽃을 
주변의 하얀 혀꽃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계란꽃’이란 
친근한 별명도 얻었습니다. 
‘자세히 봐야 예쁘다!’ 
나태주 시인의 이 시에 
잘 어울리는 들꽃입니다. 

 


◉꽃들이 한꺼번에 
모여 핍니다.
그래서 그 모습이 
메밀꽃밭 같기도 하고 
안개꽃밭 같기도 합니다.
비어있는 땅에는 
어김없이 나타나서 
세력을 넓혀갑니다.
이 땅에 들어온 지 
100년이 넘는 
귀화(歸化)식물입니다. 
그 모진 세월 동안 
시련과 고통을 견뎌내고
이제는 당당히 이 땅을 
주도하는 식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박해하던 사람도 이제는 
더 미워하지 않습니다. 

 


◉이름에서부터 오래 
박해받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납니다. 
나라가 망해갈 때 들어와서 
망초(亡草)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개(犬)라는 
접두사가 붙었다는 
이야기가 뒤따릅니다. 
이 귀화식물에 대한
눈 흘김과 박해는 
일본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일본은 1865년 미국에서 
이 식물을 원예용으로 
들여갔습니다.

 


◉북미 필라델피아가 
고향인 식물입니다.
거기서는 핑크 플리베인 
(Pink Fleabane)이란 
모양 좋은 이름을 가졌습니다.
일본 꽃집에서 원예용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때 
붙여진 이름은 
‘공주 꽃’이었습니다.
하지만 꽃집에서 밀려나 
‘거렁뱅이 풀’이라는 별명을 
얻는 데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누요메나’라는 이름으로 
개(犬)라는 접두어는 
이때 들어갔습니다. 

◉이때부터 개망초는 
인간에게서 도망쳐 나온 
탈출 잡초, Escape Weed가 
됐습니다.
빈 땅에 세력을 넓혀가는 
이 풀을 미워해서
일본인들은 제초제를 사용해 
없애려 했습니다. 
그래도 개망초는 여기에  
지지 않았습니다.
제초제를 맞고도 살아남는 
금단의 돌연변이체로 
거듭났습니다.
어려운 처지를 견뎌낸 
개망초의 성공 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 불리는 
‘철도초(鐵道草)’라는 
다른 이름도 있습니다.
철도 침목에 묻어 
씨앗이 퍼진 데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경로도 
그렇게 추정됩니다,
개망초는 해 넘어 한해살이 
식물입니다.
가을에 씨앗이 떨어져 
싹이 나면 로제트 형태로 
겨울을 납니다. 
봄이면 다시 싹이 나와 
6월에 꽃을 피웁니다.
이웃사촌 격인 망초는 
보름에서 한 달 뒤쯤
꽃을 피우며 늦게 등장합니다.

 


◉개망초는 땅이 비옥하고 
거친 것을 따지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불만 없이 
잘 자랍니다.
다른 농작물의 영양분도 
훔쳐 가지도 않습니다.
따가운 여름 햇살도 
마다하지 않고 
들판을, 숲을 잘 지킵니다. 
그러니 농부들이 미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좋은 거름이 돼 줍니다. 
척박한 땅을 숨 쉬게 하고 
중금속 등을 흡수해 
땅을 살려냅니다. 
여기에 식감이 부드러운 
나물로도 손색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부르는 
이름을 이렇게 해석하면 
괜찮을 듯합니다. 
열린다는 ‘개(開)’에 
우거질 ‘망(莽)’,
풀 ‘초(草)의 의미를 담아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풀이하면 
실제 모습과도 잘 맞습니다. 
기구한 운명에 농락당하며 
길고 고달팠던 시기를 보낸
개망초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들판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며 
멋지게 귀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람이 붙여준 꽃말처럼 
사람과 ‘화해’를 이루며 
제2의 고향에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역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멋진 성공을 이룬 
K-뮤지컬 이야기입니다.
미국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6관왕을 
차지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Maybe Happy Ending)
입니다. 
토니상은 연극과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상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해피엔딩’이  
‘진짜 해피엔딩’이 됐습니다.

◉한국 작가가 극본을 쓰고 
한국 대학로에서 공연된 
작품이 고향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가 
토니상을 휩쓴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앞으로 한국 창작 뮤지컬이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의 뮤지컬 
작가이자 작사가인 
마흔두 살 박천휴와 
미국인 작곡가 월 애런슨이
함께 만들어 낸 작품입니다.
뉴욕대 석사과정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함께 한국에서 
활동하며 여러 편의 주목받는 
뮤지컬을 만들어 왔습니다.
가사를 박천휴가 쓰고 
윌 애런슨(Will Aronson)이 
작곡을 맡으면서 
한국적 바탕에 미국의 감각이  
조화된 성공적인 뮤지컬을 
탄생시켰습니다.

 


◉2016년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다섯 차례나 
공연됐습니다. 
따뜻하고 섬세한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뮤지컬입니다.
이 작품은 21세기 후반
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위해 만들어진 
남녀 헬프 로봇이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입니다.
인간관계에 서툰 헬프봇이란 
설정이 독특합니다.
주인이 떠나버린 폐기 직전의 
낡은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남녀 헬프봇이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이끌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감정을 배우고 느끼도록 
프로그래밍 된 
헬프봇들이 진정한 사랑에 
가까워지는 과정을 통해
인간만이 느낄 수 있다고 
여겼던 감정의 경계를 
허물어뜨립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헬프봇들의 수명을 유한하게 
설정한 것도 이들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고 절실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도 제목에서 보듯이 
‘어쩌면 괜찮을 것’이라는 
희망을 열어둔 채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이 뮤지컬의 최대 매력은
역시 월 애런슨이 만든 
주요 넘버들의 아름다운 
선율입니다.
스무 곡이 넘는 넘버들은 
등장인물의 감정변화와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여기에 보탠 박천휴 작가의 
섬세하고 적절한 노랫말도
큰 몫을 했습니다.
물론 미국 공연을 위해서는  
제목과 영어 가사를 새로
다듬는 등 보완 작업이 
따랐습니다.
박천휴 작가는 이 작품의 넘버는  
한국의 인디 팝과 미국의 재즈, 
클래식 음악 등을 
브로드웨이 정서에 융합시킨 
용광로 같은 음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대학로 3백석 소극장에서 
2016년 소박하게 첫 공연을
시작했던 작품입니다.
지난해 11월 브로드웨이 
1,100석 규모의 벨라스코 극장 
무대에 오르며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초반 흥행 부진도 잠시,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지면서 
평균 객석 점유율이 93.8%에 
이를 정도로 올해 브로드웨이
최고의 인기작으로 
떠올랐습니다. 
언론도, 비평가들도 주목하는 
화제작이 됐습니다. 
올봄 100만 달러 매출을 
연이어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NBC 투나잇 쇼’가 당장 
뮤지컬 주연들을 초대했습니다. 

◉우선 이 무대에서 소개한 
두 곡의 넘버를 만나봅니다. 
첫 곡 ‘Why Love’는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관통하는 넘버로 실제 뮤지컬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재즈 싱어의 노래 
‘우리는 왜 사랑했을까’입니다. 
남자 헬프봇 올리버의 주인인 
제임스의 이름을 달고 나오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실제 캐릭터는 아닙니다. 
여기서는 데즈 듀란이란 
뮤지컬배우가 부릅니다.

◉두 번째 넘버 
‘You’re in Love’는 
한국공연에서 ‘사랑이란’이라는 
제목으로 남자 헬프봇 올리버와 
여자 헬프봇 클레어가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한 사랑을 깨닫는 
넘버입니다.
토니상에서 남우주연상을 탄
올리버역의 데런 크리스와 
클레어역의 중국계 미국인 
헬렌 J 셴의 듀엣송입니다.
https://youtu.be/l8wEpGuBsJk?si=gJV6XVpBxMBKDnvo

 

◉두 번째 노래 ‘사랑이란’을 
한국공연 무대에서 만나봅니다.
전미도와 정문성입니다. 
https://youtu.be/Zropm42HNPU?si=IKc-IxVsIWcsqPxr

 

◉이 작품에 대한 호평이 
뒤따르면서 상복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토니상에 버금가는 이달 초 
드라마어워즈 시상식에서
이 작품은 작품상과 연출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로부터 
극본상과 음악상과 연출상을 받고 
도리언 시어터 어워즈에서는 
올해 최고의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토니상에서도 10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되면서 
여러 부문 토니상의 수상이
예견 돼왔습니다.

 


◉브로드웨이 공연 넘버를 
한 곡 더 만나봅니다.
올리버의 주인 제임스를 
만나기 위해 둘은 
제주도로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그러면서 인간 커플 행세를 
하기로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껏 꿈꿔온 
이상적인 러브스토리를 
늘어놓는 넘버입니다.
인간인 척하는 것이 아닌 
진짜 인간 올리버와 
클레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한국공연에서는 
‘My Favorite Love Story’란
제목을 달았지만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우리가 만난 비 오는 날’
(The Rainy day We met)란 
제목으로 바꿨습니다.
앞에서 만난 두 남녀주인공의 
듀엣송입니다.
https://youtu.be/t2FGtHk9B6M?si=HjGzTvSG18n-BF7f

 

◉한국공연에서의 같은 넘버, 
‘My Favorite Love Story’도 
만나봅니다. 
전성우와 최수진입니다. 
https://youtu.be/Voodg09YStQ?si=INk-Qz5X4ElBhIQB

 

◉클레어가 제주 숲에 있는
반딧불을 보고 싶다는 게 
제주로 여행을 떠난 
이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제주 숲에서 반딧불을 잡고 
서로에게 설렘을 느끼기 
시작한 것을 직접 표현한 
넘버 ‘반딧불에게’는 
한국공연 버전으로 듣습니다.
전성우와 한재아입니다. 
https://youtu.be/irxNODEXAjI?si=f2aZLalcfbjLnQak

 

◉마지막 넘버는 
뮤지컬 앞부분에 나오는 
글레어의 노래입니다.
주인 없이 낡아가고 
고장이 잘 나는 자신이 
끝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담담하고 씩씩하게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는 넘버입니다.
나중에 올리버와 
사랑하게 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 어쩌면 
괜찮을 거라고 노래하는 
마지막 넘버이자,
이 뮤지컬의 제목인 
‘어쩌면 해피엔딩’과 
맞닿아 있는 
수미상관(首尾相關)의 
노래로 들립니다.
https://youtu.be/z-AL56ohPaA?si=FRwcgowDYLPUJ5hI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된 
‘어쩌면 해피엔딩’의 
위대한 여정은 
브로드웨이의 찬사와 
영광을 안고 금의환향하는 
순서로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오는 10월에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한국 무대에 올려져 
본토의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10년이 짧은 시간은 
아닙니다. 
그래도 10년 만에 이룬 
이 뮤지컬의 성공은 
짧은 기간에 밖에서 이룬 
대단한 성과입니다.
100년 이상을 견뎌내며
이제 겨우 이 땅에 
정착한 개망초의 
처지를 떠올려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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