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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나팔꽃 질 무렵 
◾짧지만 강렬한 삶  

      ◀립스틱 짙게 바르고 
        ◼린 
      ◀햇볕은 쨍쨍 
        ✱동요 

      ◀짧은 기억의 순간들 
        ✱메꽃/나팔꽃 비교 설명 
        ◼후안 카르로스 이리자르       

      ◀물거품 
        ✱드라마 ‘오후 3시의 연인’ost
          (일본 드라마 ‘메꽃’ 리메이크) 
        ◼장혜진 

      ◀나팔꽃 질 무렵 
        ✱일본 노래 한국어 커버 
        ◼만돌

 

 


◉여름꽃 대부분은 
가을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합니다. 
여름에 꽃을 피운 채 
가을로 건너가서 
가을꽃 대접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코스모스와 과꽃 
해바라기, 맨드라미, 
백일홍 같은 꽃들이 
그렇습니다.
두 계절을 손잡고 가는 
이런 꽃들은 여름이 
끝나가도 느긋합니다.

 


◉하지만 여름 동안만 
꽃을 피운 뒤 
계절과 함께 
사라져 가야 하는 
여름꽃들은 마음이 
급합니다.
올해는 여름끝이 
유난히 무덥습니다. 
그래도 떠나야 할 
여름꽃들은 자신들이 
머물 시간이 
끝나간다는 것을 
이내 알아챕니다.
벌써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떠나가는 여름꽃 가운데 
올여름을 함께 했던 
메꽃과 나팔꽃과  
작별 인사를 나눠봅니다.

 


◉사는 곳 흑천(黑天) 뚝방에 
여름 내내 메꽃이 
풍성했습니다.
피고 지기를 계속하면서 
산책 나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메꽃은 야생의 잡초지만 
집안에서 주로 키우는 
나팔꽃도 여기저기 
자리 잡아 동무했습니다.
시인 홍성란은 이 메꽃을 
‘들길에 쪼그려 앉은 
분홍치마 계집애’라고 
소개했습니다.
메꽃은 연분홍색 하나지만 
나팔꽃은 여러 색입니다. 
하지만 메꽃과 나팔꽃은 
색깔만 다를 뿐 
모양은 거의 비슷합니다.
그래서 산책길에서  
쪼그려 앉은 여러 색깔의
치마를 입은 아이를 
만나는 것이 여름의 
작은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메꽃과 나팔꽃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다닥다닥 붙어있던 꽃들이 
드문드문 보일 정도로
모습을 감춰가고 있습니다.
내년 여름을 기약하며 
떠나가고 있습니다.
여러해살이인 메꽃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겨울을 넘긴 뒤 
내년 여름에 다시 
그 자리에서 꽃을 피워 
만날 친구입니다.
나팔꽃도 메꽃 집안입니다.
하지만 여름 동안 
꽃을 피운 뒤 생을 마감하는 
한해살이 식물입니다.
그래도 매년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을 보면
내년 여름에도 
근처에 떨어진 씨앗 덕분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두 친구 모두 꽃 피워 
머무는 시간이 다릅니다. 
나팔꽃은 ‘아침의 영광’, 
메꽃은 ‘낮의 꽃’으로 불리며 
여름 낮을 장식합니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는 
한여름에 이들은 
인내와 끈기를 가진 
강인한 생명력으로 
짧지만 강렬한 삶을 
살다 갑니다.

 


◉특히 나팔꽃은 하루에
꽃을 피우는 시간도 
짧습니다.
새벽 3시 전후에 
꽃을 피우는 
부지런한 친구입니다.
‘Morning Glory’
라는 영어 이름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낮 12시 전에 
통상 꽃잎을 접어 
머무는 시간이 짧습니다.
그래서 흔히 ‘덧없는 사랑’,
‘속절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집니다.

 


◉널리 알려진 대중가요 
‘립스틱 짙게 바르고’는 
바로 여기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처럼 짧은 사랑아 
속절없는 사랑아’
무명의 임주리를 스타로
만들어 준 트롯 명곡입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한낮에 지고 마는’이
옳은 표현이지만 
사람들이 별로 시비를 
걸지 않고 짧은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가수 린의 커버 곡으로
들어봅니다. 
엠씨더맥스 출신 이수와의  
11년 결혼 생활을 마감하고
최근 이혼을 발표한 린이라 
이 노래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서로 응원하는 음악 동료로 
관계를 이어간다고 하니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좋은 노래를 들려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https://youtu.be/DQTCiLBi9CA?si=aEQRL4OEFLLiLiMH

 

◉메꽃은 나팔꽃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많은 점에서 
나팔꽃과 다릅니다.
메꽃은 오랜 옛날부터 
동아시아에 자생하고 
있었습니다. 
나팔꽃은 그 뒤에 
나타나서 주로 정원에서 
사랑받았습니다.
이에 비해 메꽃은 잡초입니다.
그래서 나팔꽃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합니다.
나팔꽃은 떡잎이 나온 뒤 
본잎부터 나옵니다.
메꽃은 본잎을 내기에 앞서 
줄기부터 먼저 뻗습니다.
조금이라도 덩굴을 뻗어야 
다른 식물을 제치고 
햇빛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뿌리로 성장하고 
번식하는 메꽃은 엄청난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트랙터의 땅갈이를 메꽃은 
오히려 좋아합니다.
트랙터가 매꽃 뿌리를 
자르면 절단된 모든 
뿌리로부터 메꽃이 다시 
살아납니다.
팔을 잘라도 다리를 잘라도 
다시 살아나는 공포 영화의 
불사신 같습니다.
한 연구자가 추적하 결과  
메꽃 줄기의 싹 하나는
2년 뒤 5만 5천 개의 싹을 
갖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짧은 동요 한 곡
‘햇볕은 쨍쨍’을 
들어보고 갑니다.
https://youtu.be/Tib9GiawRM4?feature=shared

 

◉여기서 2절에 나오는 
‘뻗어 가는 메를 캐어’의 
메가 바로 메꽃의 뿌리를 
말합니다.
메꽃의 땅속 뿌리줄기,
메는 지하경(地下莖)입니다. 
녹말이 많아 춘궁기에는 
좋은 식량이 되기도 했습니다. 
약간 쓰지만 아삭아삭하고
달착지근해서 먹을만합니다.
제사를 지낼 때 제삿밥을 
올리는 것을 메를 올린다고 
하는 말이 여기서 나올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메꽃은 굳이 열매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메꽃에도 벌이 드나들지만 
수정을 통해 씨앗을 
만드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뿌리에서 수십 수백의 
생명이 계속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생명력으로 
여름을 휘어 잡아 온
메꽃이라 헤어짐이 
아쉽지만 내년에 틀림없이 
다시 만날 친구라 
흔쾌히 손 흔들어 보냅니다. 
메꽃과 나팔꽃을 비교 
설명한 영상을 
음악과 함께 만나보면서 
정리합니다. 
스페인의 작곡가이자 
후안 카르로스 이리자르 
(Juan Carlos Irizar) 작곡의 
‘짧은 기억의 순간들’
(Momentos para Recodar)이
배경음악으로 흐릅니다.
https://youtu.be/gxnPlmgpyw4?si=lP_-_q1a5swzgd5z

 

◉2014년 일본에서는 
메꽃을 제목으로 내세운 
넷플릭스 공급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메꽃-오후 3시의 연인’이라는  
불륜 드라마입니다.
일본에서는 불륜을 저지른 
여인을 ‘메꽃 부인’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메꽃은 
남편이 출근한 뒤 
가사일을 완벽하게 해놓고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주부를 뜻합니다.
메꽃의 뿌리 메처럼 
엉키고 얽힌 상황을 
그렇게 부르는 모양입니다. 
또 약간 쓰고 달착지근한  
메의 맛을 불륜에 
비유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밋밋한 
평일 오후 3시에 일어나는 
불장난의 이야기가 
불편하고 불쾌할 수 있지만 
감각적 영상과 연기,
잘 만들어진 ost 등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프랑스 
영화 ‘Belle De Jour’
(낮의 꽃)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습니다.
‘낮의 꽃’ 역시 메꽃을 
상징해서 이 드라마가  
제목으로 메꽃을 내세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국내 방송사가 
이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오후 3시의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방송했습니다.
그 드라마 영상에 들어간 
ost를 한 곡 들어봅니다.
장혜진의 ‘물거품’입니다. 
영상 속에 잠시 메꽃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https://youtu.be/NPDFBcSGdPY?si=TpZGqRPRupHWIBSI

 

◉나팔꽃에 대한 일본인의 
사랑도 대단합니다. 
1806년 일본 에도에서 
큰불이 난 뒤 진화된 자리에 
나팔꽃들이 피어나면서 
나팔꽃 붐이 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붐이 확산되면서 
메이지 시대에는 
나팔꽃 축제까지 열리고 
여러 품종이 개량돼 
세계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대륙이 원산지인 
나팔꽃에 Japanage 
Morning Glory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습니다.

◉10년 전 당시 일본의 
21살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지푸스(Zips)가 작곡해 
일본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 동화에 올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노래를
한국어로 버전의 노래로 
들어봅니다.
서른한 살의 지푸스는 
3인조 그룹의 리더이자 
‘회사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나팔꽃 질 무렵’이란 
노래입니다.
여름이 끝나가는 지금 
시점에 맞는 서정적인 
노래입니다.
가수 만돌이 한국어로 
커버합니다.
가사는 ‘이달의 소녀’ 출신의 
츄가 개사했습니다.
https://youtu.be/lUCjYM_KWAI?si=_cS2y8TkIhbD1oUL

 

◉8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다음 주부터 
9월이 시작됩니다. 
이번 주에도 
낮 최고 기온이 30도 
위쪽에 머물러 있을 
모양입니다.
뒤끝 더위가 심통을 부려도 
어차피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옵니다.
메꽃과 나팔꽃이 
일찍 꽃잎을 접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가는 여름을 
서운하지 않게
보내야 할 
이번 주입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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