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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부른다’-심규선
◾싱어송라이터 매력
◀화조도(花鳥圖)
◼피아노:박현중
✱열린음악회(사흘 전 5.18.)
◀야래향(夜來香)
◼심규선
◼윤민
(희로애락도 락이다)
✱복면가왕 7연승 무대
◀수피(樹皮)
◀소로(小路)
◀밤의 정원(庭園)

◉자신이 지은 시에
곡을 붙여 노래를 부르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감동을 주는
가객(歌客)을 흔히
음유시인(吟遊詩人)이라고
부릅니다.
음유시인의 존재는
고대에서부터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존재해 왔습니다.
이 음유시인은 바로
오늘날 대중음악에서
만나는 싱어송라이터의
출발점입니다.
◉인류 최초의
음유시인으로는 흔히
2.800여 년 전인
기원전 8세기의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
(Homeros)를 꼽습니다.
맹인 음유시인으로
전해지는 그는 대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그가 실제 저자인지는
아직도 논란거리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Orpheus)도
대표적인 음유시인입니다.
그의 노래와 리라 연주는
초목은 물론 동물까지
감동하게 만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음악의 힘으로
저승사자도 감동하게 만들어
뱀에게 물려 죽은 아내를
지상으로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습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어겨 결국 아내를
잃게 되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지역으로
떠돌아다니면서
노래나 시를 읊으며
영웅의 무용담 등을 전파하는
음유시인은 유럽 중세사에도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바드(Bard)라는
음악 장르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 역사 속 방랑시인
김삿갓과 시조창을 부른
많은 선비 역시 이 범주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전통에서 유래돼
오늘날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가수를
싱어송라이터라고 부릅니다.
‘Singer’,즉 가수와
‘Songwriter’, 노래를 만드는
사람의 합성어입니다.
그러니까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가수입니다.

◉지난 2016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Bob Dylan)이
노벨문학상을 받습니다.
그가 만들고 부른 노래가
문학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싱어송라이터를 다시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레너드 코헨과 존 바에즈,
존 레논, 폴 사이먼,
엘튼 존, 아델 등
현대적 의미의 음유시인,
싱어송라이터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됐습니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에
포크 음악이 크게 부흥합니다.
그 분위기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싱어송라이터가 등장합니다.
송창식, 윤형주, 조동진,
이정선, 이동원, 김광석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록의 대부로 불리는 신중현과
산울림을 이끄는 김창완 등
여러 그룹의 메인보컬도
싱어송라이터로 꼽힙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싱어송라이터 협회가 만들어져
활발한 활동을 펼칠 정도로
지금은 그들의 존재감이
커졌습니다.
가수의 꿈을 꾸는
젊은이들은 기본적으로
작곡과 작사, 편곡 능력을
갖춰야 나중에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습니다.
그 능력에 보컬 실력까지
인정받으면 금상첨화입니다.
그 경우 레전드 아티스트가
탄생합니다.
대중가요의 최고 스타가 된
조용필과 나훈아가
그 경우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만든 노래로
히트곡을 계속 내면서
레전드가 됐습니다.
다만 보컬 실력이 뛰어나서
통상 싱어송라이터로
부르지 않을 뿐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실력을 갖춘 독특한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활동하고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만
백 명이 훨씬 넘습니다.
박인희, 장필순, 한영애에서부터
윤하, 김윤아, 권진원,
헤이즈, 안신애,
안예은, 심규선 등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독특한 매력의
자신 색깔의 노래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자신이 만든 노래로
자기 세계를 펼쳐가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심규선을 만나봅니다.
사흘 전 ‘열린음악회’에서
그녀의 무대를 만났습니다.
그것이 언젠가는 아침에
그녀를 함께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녀가 사흘 전 부른
‘화조도’(花鳥圖)부터 시작합니다.

◉올해 서른여덟 살인
15년 차 싱어송라이터입니다.
2005년 부산예술대학교 시절
대학가요제에 금상을 받은 뒤
2010년에 데뷔했습니다.
대단한 가창력을 가졌거나
넓은 음역을 지닌 가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미려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자신이 만든
노래 속 이야기를 펼쳐가며
사람들 마음속을 파고드는
실력파 뮤지션입니다.
특히 그녀가 만든 노래는
많은 가수가 커버하고
싶어 할 정도로 인기 있습니다.
‘화조도’도 그런 노래 가운데
하나입니다.
◉‘새와 꽃을 그린 그림’,
‘화조도’는 결혼한 부부가
사이좋게 잘살기를 바라며
선물로 건네주곤 하던 그림입니다.
꽃과 새가 어울리는 모습은
5월의 텃골 ‘조래헌’에서도
매일 보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규선은 노래에서
떠나는 님을 보면서
화조도와 대비하며
애절하고 아련한 한(恨)을
한국적 가락에 팝을 섞어
풀어내고 있습니다.
◉한자리에 주저앉은 꽃은
사랑을 잃은 여인입니다.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는
새는 떠나간 님입니다.
그래서 노래는 꽃들이
새들에게 보내는
모양을 취했습니다.
떠나가는 님에 대한 원망과
한이 서려 있습니다.
‘너를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사랑을 구하지 말 지어라.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몰라’
2019년 환상 소곡집 앨범
‘Aria’에 담긴 노래입니다.
가야금 연주에도 어울리는
사극풍의 이 노래를
피아니스트 박현중의 연주에
맞춰 부릅니다.
https://youtu.be/ZAN9z8Uivb8?si=WyItDzm4qusaWpCn
◉천주교 세레명 루시아를
예명으로 내세워 활동해 왔던
심규선입니다.
2016년 소속사 파스텔과
결별하면서 본명 심규선으로
돌아와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기 이름의 가운데 들어있는
한자어 ‘헤아릴 규(揆)’를
이름으로 내세운 1인 기획사도
만들었습니다.
그녀가 데뷔 10주년인
2020년 앨범의 타이틀 노래
‘야래향(夜來香)’을 들어볼
차례입니다.
대만 가수 등려군이 부른
‘야래향’(예라이샹)과 제목이
같아서 익숙하게 들리지만
심규선이 만든 전혀 다른
노래입니다.
◉‘야래향’은 그대로 풀면
밤에 나는 꽃의 향기지만
실제로는 밤에 향기를
내는 꽃을 그렇게 부릅니다.
우리의 ‘달맞이꽃’,
월견초(月見草),
영어의 ‘Evening Primrose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심규선은 밤이라는 시간과
꽃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밤에 번지는 은은한 향기 같은
감성 발라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그리움의
감성이 담긴 예술 작품 같은
노래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후
다가오는 애절함을
한 편의 시처럼 담아낸
노래입니다.
발라드와 클래시컬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록과 인디음악의
요소를 가미했다고 합니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에
실린 멜로디에 심규선 특유의
보컬이 보태지면서
조용히 귀 기울여
듣게 만듭니다.
수묵화처럼 특이하게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로
만나보는 ’야래향‘입니다.
https://youtu.be/GpIXMCcrZBg?si=3YNcVgKG5WXiuup1
◉이 노래를 파워풀한
가창력과 세밀한 감성을 지닌
가수의 커버곡으로 들어보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연예 오락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가장 오래
가왕의 자리에 있었던 가수는
9연승으로 모두 세 명입니다.
하현우와 윤민, 정준일입니다.
정준일은 지난주 가왕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그 가운데 터치드의 메인보컬
윤민은 7연승을 할 때
바로 심규선의 ’야래향‘을
들고나왔습니다.
패널과 관객을 뒤흔든
복면가왕 ’희로애락도 락이다‘의
주인공 윤민의 ’야래향‘입니다.
https://youtu.be/zUWUVa-d_bA?si=6ucMPqxzLhN-0Owj
◉수피(樹皮)는 나무껍질을
말합니다.
숲에 들어서면 나무마다
독특한 무늬와 색깔을 지닌
나무껍질이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칠게 보이지만 만져보면
생각보다 부드럽습니다.
이틀 전 월요일에 만난
쪽동백나무의 수피는
특히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만져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수피는 거칠고
상처가 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터지고 벗겨지면서
오랜 세월 나무를 보호하고
숲을 가꾸어 온 일등 공신입니다.






◉우선 수피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고
병균의 침입을 막아줍니다.
나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합니다.
수피의 피목(皮目)을 통해서
숨을 쉬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보내
숲을 맑게 만들고
사람에게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수피의 여러 상처는
같은 방식으로 살아오면서
겨우겨우 지금을 이루어 온
사람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숲속 나무껍질에서 그것을
읽어내고 노래로 만든
심규선의 시선에 찬사를
보낼 만합니다.

◉노래 속에서 수피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지만
따뜻한 노랫말과 멜로디 속에
따뜻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세상에 부러지고 꺽인 내 안에
사랑이란 푸른 잎을
돋게 하는 숲이여!’
수백 번 수천 번 터지고
갈라지면서 스스로를 이루어 온
수피를 통해 나무의 장엄함을
읽고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특히 수피라는 말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숲이여!’를
그대로 적으면 ‘수피여!’가 되는
절묘한 표현 방식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2021년 심규선의
빛나는 노래 ‘수피’입니다.
https://youtu.be/LB2rYW-IHK8?si=UbE75kpjbZ5VQyNn
◉남들보다 앞서가지 못하고
느리지만 잘 살아온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노래
‘소로’(小路)입니다.
‘좁은 길’이란 이 노래속에
심규선은 충실히 자기 생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
그러면서 세상의 명예는
독주라서 마실수록
휘청거릴 테니
조금은 목마른 듯
그냥 가라고 권유합니다.
막다른 길 끊어진 길도
결국은 먼 훗날 자신의
작은 길이 될 것이라고
응원합니다.
https://youtu.be/0QIM3r9q80g?si=W0-9r968xCoWBdZd
◉이제 마무리 노래
‘밤의 정원’을 듣습니다.
콘서트의 라이브 공연에서
가져옵니다.
집착을 가지고 일상에
쫓겨 사는 사람들에게
잠시 한 템포 쉬고
여유를 찾아서 다시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보내는 노래입니다.
모든 일에 때가 있는 법,
지금은 때가 아니니
좀 자고 쉬고
다시 시작하자고 합니다.

◉‘깊은 밤, 깊은 잠, 깊은 밤,
그래 언제고 일어서서
다시 가야 할 때가 오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닐 뿐
나를 잠들게 해줘
’눈꺼풀 위로 깊은 잠이
범람하듯이 넘친다.
잊는다. 잊힌다. 잊는다.
잠든다. 꿈조차 없는 잠’
2023년 심규선 단독 콘서트
‘우리 앞의 세계’에서
뮤지컬공연처럼 펼쳐가는
라이브 공연입니다.
https://youtu.be/egqDieihd-E?si=JQuWRTsQDNVeu8sC
◉들어볼 만한 노래가
적지 않게 남았습니다.
그동안에 간간이 소개했던
그녀가 부른 드라마와
웹툰의 ost도 꽤 있습니다.
심규선은 다음 달
소극장 콘서트를
주말에 여섯 차례 엽니다.
6년 만에 여는 행사입니다.

◉소극장 콘서트의 제목은
‘Fortune Teller’입니다.
‘점술사’라는 의미의 이 말이
왜 콘서트 제목이 됐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점치는 싱어송라이터’
정도로 이해되는 이 콘서트는
가까운 거리에서 심규선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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