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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연가(戀歌)
◾슬픔과 사랑의 우리 꽃 
  
     ◀찔레꽃, 첫 번째 
       ◼①이연실
         ②임형주  

    ◀찔레꽃, 두 번째 
      ◼①장사익 
        ②린 

    ◀찔레꽃, 세 번째 
        ①정서주

 

 


◉봄의 끝자락을 잡고 
핀 찔레꽃이 
5월이 끝나가면서 
이제 떠날 준비를 합니다.
하얀색 꽃잎이 
조금씩 변색을 하며 
곧 떠나겠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떠나는 게 아쉽지만 
내년 5월을 기다리며 
역시 기분 좋게 
보내줘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찔레꽃에 든 정은 
유별나게 깊습니다.
바라보는 시선도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 땅에서 자라는 
우리 꽃입니다. 
그래서 오랜 세월 
찔레꽃이 스며있는 
사연도 적지 않습니다.
유독 따스하고 애절한 
시선으로 바라보게되는 
이유입니다.
매년 5월에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비슷한 노래를 들려줘도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장미과에 속하는 찔레꽃은 
우리나라 토종의 
들장미입니다. 
그래서 ‘Oriental Wild Rose’
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한국 원산의 장미과 
낙엽관목이지만 
장미꽃과 찔레꽃은 
꽤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장미꽃은 여러 색깔의 
꽃을 피웁니다. 
그런데 찔레꽃은 
흰색 꽃을 주로 피웁니다. 
그런데 향기는 찔레꽃이 
더 진하고 은근합니다.
화려한 꽃이 되려면 
향기를 어느정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미가 바로 그 경우에 
해당합니다. 

 


◉찔레꽃에는 
벌과 나비는 물론 
여러 곤충이 분주히 드나듭니다.
실제 어제 집주변에 핀  
찔레꽃에서도 벌은 물론 
딱정벌레와 개미까지 
열심히 드나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 
곤충들이 유독 꽃술에 
모여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찔레꽃 향기는 바로 그 
화려한 꽃술에서 나옵니다.

 


◉다섯 장의 꽃잎이 열리면 
한가운데 노란색의 풍성한 
꽃술이 나타납니다. 
여러 곤충이 열심히 드나드는 
바로 그 꽃술입니다. 
향기와 꿀 하면 
아카시아꽃도 인기 있는 
5월의 꽃이 분명합니다. 
아카시아꽃은 찔레꽃과 
같은 시기에 피는 꽃입니다. 
벌들을 불러 모을 만큼,
양봉의 대명사가 될 만큼 
한 향기 합니다.
하지만 결이 다른 찔레꽃 
향기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찔레꽃이란 이름은 
가지에 예리한 가시가 있어 
만지면 자칫 찔릴 수 
있다는 데서 나온 이름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꽤 성깔 있는
꽃나무의 이름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찔레꽃은 
그 가시가 있어 
존재가치가 더 빛이 나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한국인들의 정서 속에 
깊게 들어와 있는 
찔레꽃은 백 명이 훨씬 
넘는 시인들이 시어로 
그 얘기를 담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시와 관련해
가장 인상적인 시는 
이해인 수녀의 시입니다. 

◉‘아프다 아프다 하고 
아무리 외쳐도 
괜찮다 괜찮다 하며
마구 꺾으려는 손길 때문에 
나의 상처는 
가시가 되었습니다. 
사랑은 원래 아픈 것이라고 
당신이 내게 말하는 순간
나의 삶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축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가시가 축복일 수 있다는
이해인 수녀의 시선에 
놀라게 됩니다.


◉찔레나무의 가시는 
우선 초식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합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초원과 숲을 
보호하고 지켜내는 
역할도 합니다.
마치 망토를 펼친 것처럼 
주위를 보살피고 
살려가는 친구들을  
‘망토 식물’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특유의 향기로 
곤충을 불러 모아 
먹여 살리는 지혜로운 
상생(相生)의 식물입니다. 

 


◉이 찔레나무와 꽃은
한때 사람에게도 중요한 
먹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냥 보통 먹거리가 아니라
슬픔과 함께 애환(哀歡)이 
담긴 먹거리였습니다. 
사포닌이 들어 있어 
쌉싸름한 맛이 나는 
찔레순입니다.
아이들의 간식거리가 
될만합니다.
꽃잎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어떤 아이도 
찔레순과 꽃잎을 
간식으로 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른들 가운데는  
그 추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찔레꽃이 피는 
5월 중하순은 과거 
보릿고개로 불렀던 때입니다.
쌀과 먹거리가 떨어지면 
초근목피로 그 어려운 
시기를 견뎠습니다.
그 초근목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찔레순과 찔레꽃이었습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이 식량을 수탈해 가면서
더욱 힘들고 혹독한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습니다.
1930년대에 아동문학가 
이원수가 발표한 
동시(童詩) ‘찔레꽃’은 
바로 그 시대의 
애달프고 슬픈 정서가 담긴 
대표적인 시입니다.

 


◉광산에 돌 깨는 일을 나간 
누나를 기다리는 배고픈 
소년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찔레꽃이 하얗게 피었다오. 
누나 일 가는 
광산 길에 피었다오.
찔레꽃 이파리는 맛도 있지 
배고픈 날 가만히 먹어봤다오’ 
배고픈 것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주위를 둘러보며
먹을까 말까 망설이는 
소년의 모습이 더욱 
아릿하게 다가옵니다.
일 나간 누나도 
기다리는 동생도 
찔레꽃 정서 속에 들어있는
슬프고 가슴 아픈 
지난날입니다. 

 


◉이 동시를 노래로 만들어 
널리 알린 가수가 이연실입니다.
1970 대 초 포크 가수로 
활동했던 이연실은 
이원수의 ‘찔레꽃’ 시 속의
누나를 엄마로 개사해서
작곡가 박태준의 곡에 붙여 
내놓았습니다.
맑으면서도 약간의 비음이 
섞인 목소리로 부르는 
이연실의 이 노래는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여러 가수가 커버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찔레꽃’보다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노래 성격이 
더 강했습니다.
하지만 찔레꽃이나 엄마나 
지닌 정서가 별로 다르지 않아 
자연스럽게 사람들 마음속에 
파고드는 노래가 됐습니다.
이연실의 ‘찔레꽃’입니다.

https://youtu.be/IfKBEi4YJTE?si=AjIc4L10h00V1Qgz

 

◉올해 일흔다섯 살인
이연실입니다.
송창식, 윤형주, 박인희 
등과 함께 포크 1세대 
가수인 그녀는 90년대 중반 
아들을 잃고 이혼한 뒤 
가수 생활을 청산하고 
행방을 감췄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가수 활동만 하지 않을 뿐 
이전에 살던 곳에서
밝고 유쾌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2년 반 전에 수소문 끝에 
어렵게 그녀를 만난 
가수 남궁옥분이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노원구 상계동 같은 곳에서 
수십 년째 살고 있다고 합니다.
밝고 행복해 보이는 그녀를
만나서 행복하고 고마웠다는 
남궁옥분의 말은 
궁금해했던 이연실의 팬들이 
보내는 격려의 말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그녀의 노래 ‘찔레꽃’을 
팝페라가수 임형주의 노래로 
다시 한번 들어봅니다.
팔삭둥이로 태어난 아들을 
세계적 팝페라가수로 
만들기까지 노심초사했던 
임형주의 어머니 
김민호 여사로부터 
예전에 직접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칭찬에 인색하고 
엄한 어머니이었지만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임형주가 부르는 
‘찔레꽃’입니다. 
https://youtu.be/Y50cqcpUpCw

 

◉‘찔레꽃’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장사익입니다.
첫 번째 주인공 이연실보다 
한 살 많은 일흔여섯 살입니다. 
이연실은 40대 중반에 떠나간 
사실상 은퇴한 가수입니다. 
장사익은 40대 중반에 
대중 앞에 나타난 가수입니다. 
장사익은 가수로 데뷔하기 
한해 전인 1994년에 
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사는 게 바쁘고 힘들어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장사익입니다.
가구점 종원 등 15개 
직업을 전전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마흔세 살인 1993년 
3년만 뜻대로 살아보자며 
태평소 연주자로 음악쪽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좋은 향기가 나서 
다가가 보니 
장미꽃 뒤에 숨은 찔레꽃에서
나온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였다고 합니다.
그 찔레꽃이 태펑소를 불며 
무명으로 지내는 
자신의 처지와 닮아 보여 
한바탕 울고 난 뒤 
만든 노래가 
‘찔레꽃’이라고 했습니다.
노래를 들어보면 
슬픈 이유도, 
슬픈 사연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슬픔과 한이 서린 
‘찔레꽃’이 된 건 전적으로 
장사익 특유의 한 서린 
창법 때문입니다. 

◉이듬해 친구인 피아니스트 
임동창의 권유로 
데뷔앨범 ‘하늘 가는 길’을 
내면서 여기에 ‘찔레꽃’을 
담았습니다.
그 후 이 노래는 장사익의 
브랜드 송이 돼 
가수도 노래도 유명해졌습니다.
장사익은 지금도 특유의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무대에서 ‘찔레꽃’을 부릅니다.
국악 색채가 짙은 
그의 노래에서는 
소박하고 애처로운 ‘찔레꽃’
정서가 묻어납니다. 
3년 전 ‘봄날’의 특집 무대 속 
‘찔레꽃’입니다. 
https://youtu.be/tMyCMS5z0G4?si=jDI8s5Ds-KZL83Uq

 

◉장사익의 ‘찔레꽃’ 정서에 
잘 어울리는 음색과 감성을 
지닌 가수로는 발라드 가수  
린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악 색깔이 짙은 
이 노래를 특유의 소울 가득한 
보컬로 풀어내는 린의 
커버 노래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https://youtu.be/KvUnTs8zAqE

 

◉시대를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 세 번째 
‘찔레꽃’을 만나봅니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트롯 가운데 거의 으뜸으로 
꼽히는 백난아의 ‘찔레꽃’입니다.
이 노래 속의 찔레꽃은 
떠나온 고향의 상징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고향을 떠나 만주로, 
시베리아로 유랑을 떠난 
선인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들 가운데 상당수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독립군이 되기도 했습니다.

◉1940년도 초 북간도 
위문공연을 다녀온 
김영일 김교성 콤비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독립군을 
몰래 만나보고 돌아와 
만든 노래가 1942년에 
발표된 ‘찔레꽃’입니다. 
백난아가 부른 이 노래는
해방 후 더욱 인기를 얻으며 
고향을 그리는 망향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노래 속에 등장하는 찔레꽃이
흰색이 아니라 붉은색입니다.
지금은 품종개량으로 
붉은색 찔레꽃도 나오지만 
당시에는 붉은 찔레꽃은 
없었다는 점에서 해당화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색깔에 관련 없이 
노래 속 찔레꽃은
고향을 떠올리게 만드는
상징의 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10대 트롯가수 
정서주가 부르는 향수 어린 
트롯 ‘찔레꽃’입니다. 
https://youtu.be/fPte50YNQAM?si=uCEiTh7A9jAGj3GQ

 

◉우리 민족의 슬픔과 
사랑이 담긴 ‘찔레꽃’이
추억 속의 꽃이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많은 사람이 찔레꽃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는 것은 
어렵고 힘든 시절이 결코  
그리워서가 아닐 것입니다.
그 속에는 어렵고 힘든 
시절을 견뎌낸 선인들의 
삶과 지혜를 되살려 보면서 
다시는 이 땅에 그런 
때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과 염원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찔레꽃이 피고 지는 
때에 맞춰 국가 운명의 
방향을 결정짓는 
대통령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모든 후보가 어렵고 힘든 
시기가 오지 않도록 만들 
자신이 있다며 
자신을 선택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혜롭고 현명한 국민이 
그 속뜻을 잘 읽고 
냉철한 선택을 할 것으로
믿어봅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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