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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의 계절 
◾장마와 함께 오다  

      ◀수국을 보며 
        (이해인 시:1989년) 
        ◼시 낭송: 김양경  

      ◀수국(Hydrangea)
        ◼이츠(It’s :인디가수)

      ◀수국의 찻집   
        ◼민지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제주도 종달리 수국길 
        ◼예민 

      ◀장마 
        ◼정인       

 

 


◉수국(水菊)은 줄기 끝에 
동그란 솜과 같은 꽃이  
덩어리를 이루어 
탐스럽게 핍니다. 
이 수국은 장마와 
함께 오는 대표적인 
여름꽃입니다. 
통상 장맛비 속에서 
여러 화려한 색깔의 
수국꽃이 탐스럽게
피어나면서  
여름을 열어갑니다.

 


◉그런데 올해는 장마가 
좀 빨리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아직 여름맞이 
준비가 안 된 수국도 
꽤 있습니다.
주말쯤 비가 다시 
내린다고 합니다.
그때는 다양한 빛깔의 
수국꽃이 물기를 머금고 
제대로 된 인사를
건넬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을 보면 
물에서 자라는 
국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물에 사는 것도 
국화 집안도 아닙니다.
하지만 물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식물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물먹는 하마’라는 별명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학명이자 영어 이름이 
‘Hydrangea’입니다.
물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hydor’와 
그릇을 의미하는 
‘angeion’에서 유래 됐습니다. 
‘물그릇’이란 이름을 가진 
식물인 셈입니다.
장마철에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중국이 원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일본은 물론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서 
원산지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수국(水菊)이라는 
이름은 중국에서 
사용하던 대로 가져왔습니다. 
중국에서는 수구화(繡球花)라는 
이름도 사용합니다.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의미가 
얼른 다가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산속 계곡이나 습한 땅에서 
자생 산수국(山水菊)이 자랍니다.
이 산수국을 지금 정원에서 
흔히 보는 여름 수국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산수국을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개량해서 
집안으로 들여놓은 것이 
바로 지금 보는 
정원의 수국입니다.

 


◉비록 수분을 할 수 없는 
가짜 꽃으로 이루어진 
수국이지만 사람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위안과 
위로를 주는 여름꽃입니다. 
수국꽃 무리에서  
한 다발의 희망과 
이웃의 웃음을 읽어낸
이해인 수녀의 
시 한 편을 들어보고 갑니다.
1989년 40대 중반의 
이해인 수녀가 쓴 시 
‘수국을 보며’입니다. 
김양경 낭송가가 전합니다.

https://youtu.be/5W7H3T6Igt0?si=Y862JcrixjGXV145

◉산수국은 두 가지 
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안쪽에는 알갱이 같은 
작은 꽃들이 모여있습니다.
가장자리에는 크고 화려한 
꽃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 가장자리에 
보초를 서듯 둘러싼 꽃은 
가짜 꽃입니다.
암술과 수술이 없어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무성화(無性花)입니다.
안쪽에 있는 모양 없어 
보이는 작은 알갱이들이
암술과 수술을 가진 
진짜 꽃, 유성화(有性花)입니다.

◉큼지막한 바깥 꽃이
하는 일은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는 일입니다.
그래서 크고 아름답게 
피지만 정작 찾아온 
벌과 나비는 이내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래서 가운데 
진짜 꽃에 가서 
꿀을 빨고 수분을 합니다.
그것으로 가짜 꽃은 
1차 임무는 일단 끝납니다.

 


◉두 번째 임무는 진짜 꽃이
수분을 해서 ‘품절녀’가 
됐다는 것을 알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수분이 끝나면 
가짜 꽃은 꽃잎을 
아래로 떨굽니다.
벌과 나비에게 
이제 안 와도 된다고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그러면서 속여서 미안하다는 
사과의 뜻도 여기에 담습니다. 
꽃잎을 얼른 떨구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산수국이 굳이 두 가지 
꽃을 만드는 이유는 
에너지 사용 면에서 
그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여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는 집의 남쪽 산기슭
한쪽은 산수국 군락지가 
됐습니다. 
4년 전 나무 시장에서 
산수국 두 그루를 사서 
산 아래 그늘진 습지에 
심었습니다. 
그리고 삽목(揷木)으로 
수를 꾸준히 늘려갔습니다. 
그랬더니 지금은 산수국 
수십 그루가 모여있는 
산수국 단지가 됐습니다. 
지금도 산 위로 그 영토를
점점 늘려가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푸른 자주색의 가짜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이틀 전부터는 
보라색 가짜 꽃도 
꽃을 피워 할 일을 
시작했습니다. 

 


◉산수국 가짜 꽃과 
진짜 꽃의 협업은 
낯선 모습이 아닙니다.
가짜 꽃은 그 식물이 
지구에서 살아남도록 
진짜 꽃을 도와주고 
보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크게 봐서 희생하는 
역할입니다. 
인간 세상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도와주는 가짜 꽃 같은 
조연이 없으면 
생존과 화려한 삶도 
의미가 사라집니다.
세상에 도와준 사람들의 
봉사와 희생을 바탕으로
화려해진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여름 산수국의 세상에서도 
가볍지 않은 가르침을 
받고 갑니다.
인디가수가 부르는 
‘수국’이라는 노래를 
만나보고 갑니다.
나이 서른이 넘도록 
소속사도 없이 자신 음악을 
지켜가고 있는 이츠(It’s)라는 
인디가수입니다. 
‘서로의 고운 햇살이 되어
손을 잡아 
온 계절 피어 보자’는 
노랫말이 귀에 들어옵니다. 
https://youtu.be/7o_X0HAwO0M?si=hVooMdFhua-JTo5q

 

◉정원에서 보고 
수국 축제장에서 보는 
수국은 산수국과 
일생이 다릅니다.
이 수국은 씨 없는 수박의
꽃 버전입니다.
사람이 산수국의 화려한 
가짜 꽃으로만 만든 
원예종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만든 
가짜 꽃으로만 된 수국은 
겉모양이 화려합니다.
우선 꽃으로 보이는 것은
꽃이 아니라 꽃받침입니다.
암술과 수술이 없어서 
수분이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향기가 거의 
없습니다.

 

 


◉집안에 애나벨 수국과 
별 수국 그리고 
엔드레스썸머(Endless Summer)란 
이름의 수국 등 세 종류의
가짜 꽃 수국을 
키우고 있습니다.
서재에서 내려다보이는 
뒷동산에 자리한 
애나벨 수국과 별 수국은 
멀리서 봐도 그 모습이 
화려합니다.
그런데 근처 여러 종류의 
여름꽃에 드나드는 
벌과 나비가 수국 근처에는
가지 않습니다.
향기 없는 가짜 꽃의 
정체를 벌써 
알아챘기 때문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수국은 다양한 색깔의 
꽃을 보여주며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수국은 처음엔 초록색을 띤 
흰색으로 꽃이 피었다가 
점차 파란색, 보라색,
붉은색으로 색깔이 달라집니다. 
수국은 자체 색소에 의해 
꽃의 색깔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
토양, 즉 흙이 그 색을 
결정합니다. 
산성에서는 푸른 꽃을, 
중성에서는 하얀 꽃을
염기성에서는 보라색, 
자주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냉담, 변심, 변덕 
같은 꽃말이 붙여졌습니다. 
마음 변해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수국 관련 
가요를 한 곡 들어봅니다. 
오래전에 민지라는 가수가 
부른 ’수국의 찻집‘입니다.
https://youtu.be/ATlgU_mMZGM?si=1pl6aIoWZlkZ8HjX

 

 

 

◉여름 시작, 
장마 시작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공들여 키운 
수국으로 축제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는 곳에서 둘러보면
축제장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정도입니다.
제주 민속촌, 강진, 장생포, 
부산 태종대, 경기 광주 화담숲,
울산, 공주 등이 그런 곳입니다.
대부분 본격 장마철인 
다음 달 초부터 축제를 
시작합니다.
제주도 종달리 수국길도 
그 가운데 한 곳입니다.
화산지역이어서 푸른색 
수국이 많은 제주입니다.
그런데 인공적으로 키운 
다양한 색의 수국길이 
바다와 어우러지면서 
좋은 추억을 안겨줍니다.
종달리 수국길에 붙여진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예민의 노래입니다.  
https://youtu.be/Ut1d1F2Ps5g?si=CFQZ0Ier1M1iesY_

 

◉종자가 아니라 
꺾꽂이나 삽목으로
번식해야 하는 수국입니다.
그래도 월동이 잘 되는 품종은 
겨울을 넘겨 해마다 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에 특별히 
보호해 줘야 할 
품종도 많습니다.
집안에서 키우는 
미국산의 애너벨 수국과
한국산의 별 수국은
노지 월동이 가능해 매년
때맞춰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계 수국인 
엔드리스썸머는 특별히 
관리해 줘야 합니다.
 

◉지난겨울 비닐과 짚으로 
싸서 보온해 주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 봄에 냉해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꽃이 제대로 피지 않는 
‘깻잎 수국’이 됐습니다.
수국잎이 깻잎을 닮아 
꽃이 피지 않는 것을 
그렇게 부릅니다.
지난해처럼 다양하고 화려한 
꽃이 아니지만 다행히도 
깻잎 수국 아래쪽에 
흰색 꽃을 피운 
친구가 나타나 반갑습니다.
또 삽목을 한 수국에서도
보랏빛, 파란색 꽃이 
피어났습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았지만 
삽목한 친구들도 
잘 자라고 있어 
다음 달이면 꽃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절반의 성공은 이룬 셈입니다.
다음에는 월동뿐만 아니라 
꽃샘추위까지 챙겨봐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셈입니다. 
삽목한 친구들이라도 
잘 자라서 여름꽃으로 
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주말 일찍 찾아온 
장마는 일부 지역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일단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 
다시 장마전선이 올라오면서
전국에 비를 내릴 모양입니다.
장마는 수국에서 보듯이 
초목에 생명력을 주는
좋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불편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장마를 슬기롭게  
넘기고 이기는 것은 
여름철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길게 남은 장마에 
지혜롭게 적응하기를 
바랍니다.
장마철의 연금송 정인의 
‘장마’를 오랜만에 듣습니다.
https://youtu.be/_7E9cw1OiNw?si=ZD59L-OMiXp8SwXO

 

◉여름과 함께 등장하는 
꽃이 줄줄이 줄을 섰습니다.
그 꽃들이 앞서 본 수국과 
어울려 가며 여름을 
수놓을 것입니다.
접시꽃, 메꽃, 까치수염, 
우단 동자, 낮 달맞이, 작약, 
원추리 등은 이미 
그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줄이어 등장할 꽃들도 
많습니다.
무더위 속에서 피어나는 
이 여름꽃들과 친구 하며 
지나가다 보면 여름이  
덥고 짜증 나는 계절만은 
아닐 것입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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