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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그리움 담아 내리다
◀Дождик осени:도즈지크 오세니
(가을 가랑비)
◼엘레나 깜부로바(Елена Камбуровa)
◀После Дождичка:뽀슬레 도즈지츠까
(가을비 온 뒤에)
◼엘레나 깜부로바(Elena Kamburova)
◀가을비 우산 속
◼최헌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원곡:산울림
◼잔나비(최정훈)
◀So Fell Autumn Rain
(내리는 가을비)
◼눈물의 호수(Lake of Tears)

◉이번 주엔 비가
잦았습니다.
가을 호우를 얘기할
정도로 요란하게
내릴 때도 있었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면서
사람들을 생각에 젖게
만드는 전형적인
가을비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름 뒤끝
무더위를 잠재우고
가을을 펼치는 비라서
다소 스산하지만
정겹게 다가옵니다.

◉어제 하루 주춤했던
가을비는 오늘 오후와
내일 오전에
다시 한 차례씩
다녀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비 소식이 보이지 않습니다.
다음 주 맑은 가을날은
익어가는 곡식에도,
비를 흠뻑 머금은
김장채소, 무 배추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을비 내린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비 그치면
하늘은 더욱 높아지고
높아진 만큼
그리움은 더 깊어질 텐데’
윤보영 시인이 싯귀처럼
다음 주엔 추분(秋分)을 낀
하늘 높은 가을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시사철 내리는
비입니다.
그런데 가을에 내리는 비는
다른 계절의 비와 달리
유난스럽게 사람 마음에
젖어 드는 모양입니다.
조용히 내리는 비가
그리움을 담아
오기도 합니다.
지난 추억을 불러오기도
하는가 봅니다.
먼저 떠난 사람에 대한
이별의 아픔이
어려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을비를
제목으로 내세운 시가
유난히 많습니다.






◉‘가을비 빗방울에 섞여
뚝뚝 떨어지는 것은 그리움’
정홍근 시인이
그려낸 가을비입니다.
이채 시인은
‘커피 한잔의 그리움으로
가을비 타고 올 그대를
그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시탁 시인은
‘가을비 맞으며 길 떠나면
발길보다 마음이 먼저 젖고
사랑이 먼저 젖는다’고
했습니다.
이해인 수녀의 풀이도
기분 좋게 다가옵니다.
‘사랑과 삶에 대한
대책 없이 뜨거운 마음을
잠시 식히라는
가을비’라고 했습니다.
‘이제 눈을 맑게 뜨고
서늘해질 준비를 하라고
재촉하는 가을비’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살아있는 로망스 여왕
엘레나 깜부로바
(Елена Камбуровa:
Elena Kamburova)를
올가을에 만나게
되는 것도 가을비
덕분입니다.
1년 만에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는 기회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영혼을 실어 독특한
음성으로 부르는
그녀의 노래는 음유시인처럼
많은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노래가
바로 ‘가을비’입니다.
◉노래 속에서 내리는
가을비는 ‘가랑비’ 또는
‘소슬비’ 정도로
이 계절에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가을비입니다.
러시아어의 비는
도즈지(Дождь)입니다.
그런데 그 단어의
지소형(指小形)인
도즈지크(Дождик)란 단어를
제목으로 선택했습니다.
물론 이 시를 쓴
음유시인 오꾸자바가
선택한 단어입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비
또는 가랑비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합니다.


◉舊 소련 시대인 1984년
만들어져서 영화에
들어갔던 노래입니다.
탄압의 시대를 살면서
자유를 노래했던
러시아의 음유시인
브라트 오꾸자바
(Окуджва:Okuzhava)의 시에
영화음악인 이삭 쉬바르츠
(Шварц:Shvarts)가
곡을 붙였습니다.
역사적 아픔을 함께 가진
두 사람은 친형제처럼
살면서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 작품들은 깜부로바의
영혼이 담긴 목소리를 통해
격조 높은 음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가을 가랑비’ 역시
그렇게 사랑받는
가을 노래가 됐습니다.
‘내 차가운 그림자는
벽 앞에 서 있네.
가을비야!
날 위해 울어 다오’
번역 자막이 있는 버전으로
골랐습니다.
https://youtu.be/lMvSNVfUDGQ
◉러시아 로망스에는
바르드(bard)로 부르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러시아어 바르드(Бард)는
음유시인을 일컫는
말입니다.
1960년대 이후
소련의 젊은 시인들은
체제의 억압과
그로 인한 슬픔을
시로 나타냈습니다.
여기에 통기타 반주를
넣어 만든 노래를
바르드라 불렀습니다.
오꾸자바와 쉬바르츠는
바로 이 바르드의
명콤비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열다섯 살 때 아버지를
총살형으로 잃었습니다.
혁명가였던 오꾸자바의
아버지는 1937년에,
고고학 교수였던
쉬바르츠의 아버지는
1938년에 총살됩니다.
역사적 통증을 공유한
두 사람은 같은 정서로
많은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두 사람이 1985년에 만든
‘가을비 내린 후’
(После Дождичка:
뽀슬레 도즈지츠까)도
두 예술가의 깊은 의식이
녹아 있는 바르드입니다.
◉시와 노래 속에
녹아 있는 깊은 사유는
행간을 읽어 내린
깜부로바의 울림으로
듣는 사람에게 감동으로
다가갑니다.
‘비가 내린 후
하늘은 넓습니다.
비둘기와 청동의 물빛
도시 정원에서 연주하는
밴드 마스터의 플롯과
호른의 소리가
높이 날고 있습니다.
아! 군대가 아닌
평화로운 시대의 거리에서
튀어나오던 오케스트라의
멜로디를 기억합니다.
그러나 가수가 없습니다.’
시인과 작곡가 가수가
깊은 사유를 담아 만든
합작품입니다.
번역 자막이 없어
비교적 긴 노랫말과
함께 소개합니다.
갓 일흔 살을 넘긴
15년 전의 깜부로바입니다.
https://youtu.be/4cMBXUkmF88

◉오쿠자바는 1997년
일흔세 살로 파리에서
숨진 뒤 모스크바로
돌아왔습니다.
역시 바르드 음악인
고려인 라커 빅토르 최의
추모의 벽이 있는
아르바트 거리에
그의 추모 동상이
서 있습니다.
쉬바르츠는 좀 더
세상에 머물다 2009년
여든여섯 살로 떠나갔습니다.
자신이 설립한
‘모스크바 음악시 극장’에서
감독으로, 연가자로 활동하는
깜부로바는 이제 곧
때가 되면 그들을 만나러
가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죽음의 겨울까지
가을 가랑비에게
자신을 위해 울어달라며
열심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가을비를 떠올리게
만드는 국내 대중가요나
가곡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을비가
내리는 때에 생각나는
가장 친근한 노래로
사람들은 최헌의
‘가을비 우산 속’을
꼽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독특한 허스키 목소리로
가을을 상징하는 노래
‘가을비 우산 속’과
‘오동잎’을 남겨놓은
최헌입니다.
◉최헌은 13년 전
세상의 가을과
이별했습니다.
하지만 가을이 오면,
특히 가을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떠올리게 됩니다.
노래와 함께 산 그를
추모하면서
2006년 세상을 떠나기
6년 전 무대에서 최헌과
‘가을비 우산 속’을
만나봅니다.
https://youtu.be/iQZ60_JAzRk
◉그리움과 이별을
떠올리게 만드는 비의 노래를
멀리 1986년에서 불러옵니다.
가수이자 배우인 김창완은
멀티 엔터테이너로
70대인 지금도 활동이
왕성합니다.
가족 밴드 ‘산울림’을
이끌어 온 맏형으로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천재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두 동생을 사업으로
떠나 보내고 혼자서
힘들게 산울림을 꾸려가던
시절에 김창완이 만든
비의 노래가 바로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쓸쓸함이 배어 있습니다.

◉5년 전 잔나비가 커버한
노래로 들어봅니다.
잔나비는 산울림의 노래를
부르기를 즐겨합니다.
최정훈의 목소리는
김창완의 목소리와
색깔이 다르지만
묘하게도 잘 어울립니다.
마음에 와닿는 가사가
가을비 내리는 날에
적당한 노래입니다.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하늘도 이별에 우는데
눈물이 흐르지 않네
슬픔은 오늘 이야기가 아니오
그대 떠나는 날에
잎이 지는가?
과거는 내게로 돌아서
향기를 뿌리고 있네
추억은 지난 이야기 아니오
두고두고 그 모습 새로우니
그때 부른 사랑 노래
이별이었나?’
잔나비 최정훈입니다.
https://youtu.be/cEcn0lbe34A
◉이별과 슬픔과
그리움과 추억을 주로
그려내는 감성적인
가을비와 달리
가을비를 긍정적으로
그려낸 밴드의 노래로
마무리합니다.
스웨덴의 헤비메탈 밴드
Lake of Tears
(눈물의 호수)가 그려내는
‘So fell Autumn Rain’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1999년 ‘Foever Autumn’
앨범에 담았던 노래입니다.
가을 분위기가 풍기는
서정적이고도 몽환적인
노래입니다.


◉‘So fell Autumn Rain
Washed my Sorrows Away,
Washed away All my Pain’
내리는 가을비가
내 슬픔을 걷어가고
고통을 씻어 줍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밝아진 느낌으로,
가벼운 느낌으로
숨을 쉴 수 있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꿈을 간직하고
가게 만들어 주는
긍정과 희망의
가을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메탈 밴드의 사운드가
더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https://youtu.be/n5L3zWffUFY

◉다음 주 화요일이
추분(秋分)입니다.
추분이 지나면
하루가 다르게
짧아진 해를
실감하게 됩니다.
가을꽃들도 그것을
알아차린 듯 서둘러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까지
급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가을비가
그치고 나면
느긋하게 가을꽃들과
친해지면서
다가오는 추석 명절을
기다리면 됩니다.
추석을 보낸 뒤
가을비가 다시 내리면
그때부터 찬란한
가을 색의 마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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